잉크젯을 살까,레이저를 살까.

프린터나 복합기를 구매할 땐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한다.

전에는 싼 것을 살 때는 잉크젯,성능 좋은 걸 살 때는 레이저를 찾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잉크젯도 속도나 인쇄 품질에서 레이저에 뒤지지 않고,레이저 제품 가격도 잉크젯만큼 싸졌다.

HP 삼성전자 엡손 등 '프린팅 3강'의 행보도 엇갈린다.

HP와 엡손은 '잉크젯의 재발견'을,삼성전자는 '레이저의 대중화'를 강조한다.

엡손은 최근 '스타일러스 C110'을 내놓고 기업용 잉크젯 프린터 시장에 뛰어들었다.

기존 가정용 잉크젯 프린터의 속도와 인쇄 품질을 개선하고 유지비를 줄임으로써 기업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잉크젯의 화려한 외출'이라는 화두도 던졌다.

스타일러스 C110은 흑백 문서를 분당 37장까지 출력할 수 있다.

이 정도면 보급형 레이저 프린터보다 빠르다.

소진된 색의 잉크만 교환하는 개별 잉크 카트리지 방식을 채택해 유지비가 적게 든다.

기업용 잉크젯 시장을 먼저 공략한 기업은 HP다.

HP는 지난 4월 '잉크젯의 재발견'이란 주제로 '오피스젯 프로' 프린터와 복합기를 대거 출시했다.

출력 속도를 분당 36장까지 높였고 흑백 문서를 2450장까지 출력하는 대용량 잉크를 채택했다.

HP는 잉크젯,레이저 모두 세계 1위 기업이다.

잉크젯을 기업용으로 밀다 보면 자칫 레이저 제품군과 충돌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HP는 잉크젯의 타깃을 10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자영업자 등으로 정했다.

최근 국내외 프린팅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삼성전자는 레이저 제품군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원천기술의 상당부분을 외부에 의존해야 하는 잉크젯과 달리 레이저는 삼성이 자체 역량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미 레이저 엔진 설계 기술을 확보했고 소형화 기술에서도 HP나 엡손에 밀리지 않는다고 자평한다.

컬러 레이저 복합기 'CLX-3160FN'과 초소형 컬러 레이저 복합기 'CLX-2161K'(일명 레이)가 주력 제품이다.

컬러 레이저 프린터는 2년 연속 국내 1위를 차지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