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한 한 재테크를 일찍 시작하라,그리고 공부하라.'

조기교육이 붐이다. 경제교육도 마찬가지다. 일찍부터 경제공부를 시키는 바람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선 상당히 오래됐다. 어릴적부터 경제마인드를 갖게 하는 것이 커서 잘 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최근엔 '부자 조기교육기관'까지 등장했다.

'돈보다 돈 버는 방법을 물려주겠다'는 것이다. 어린이뿐만 아니다. 엄청난 비용을 내며 '부자학교'를 찾아다니는 어른들도 늘고 있다.

재테크를 일찍 시작하는 게 절대 유리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미 경제전문지 '포천'이 최근 재테크 시작 시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한가지 예를 통해 제시해 관심을 끌었다.

대학 졸업 무렵인 22세부터 10년 동안 매달 100달러를 투자(연 수익률 8%로 가정)하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31세까지 10년 동안 불입한 뒤 같은 수익률이 주어지는 상품에 은퇴할 때까지 묻어뒀다.

이 경우 은퇴할 때인 64세(가정)에 찾으면 23만4000달러를 돌려받는다.

이 경우 투자원금은 1만2000달러에 불과하다.

반면 10년 늦게 재테크를 시작했을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32세부터 은퇴하는 64세까지 32년 동안 매달 100달러를 투자(연수익률 8% 가정)할 경우 고작 17만7000달러밖에 만들지 못한다.

투자원금도 훨씬 많다.

1년에 1200달러씩 32년 동안 부었으니까 원금총액은 3만8400달러가 된다.

10년 일찍 시작한 사람보다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도 가져가는 돈은 훨씬 적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조기 부자교육이 붐을 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조기 부자학교'의 주요 대상은 10대와 20대다.

어떤 학교는 7살부터 시작하기도 한다.

짧게는 일주일,길게는 5~6년 교육과정을 두고 체계적인 부자 만들기가 이뤄진다.

문호도 누구나에게 개방돼 있다.

다만 비싼 수업료를 감수해야 한다.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있는 IFF라는 회사는 2년 교육 과정에 연간 1만2000~1만5000달러를 받는다.

워싱턴DC의 월스브리지파트너스는 5~6년간 장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가족당 15만달러를 부담시킨다.

이들 기관의 교육프로그램엔 세금 상속 신용관리 리스크 매니지먼트 등 전문적인 재테크 기법도 포함돼 있다.

씨티은행이 제공하는 부자교육은 국제 부동산 개발의 기초와 자본시장의 구조 및 주식매매 자동 프로그램,골동품이나 예술품의 선별기법 등을 가르치고 있다.

이런 식의 부자 조기교육을 통해 미국 부자들은 돈뿐만 아니라 돈을 벌고 관리하는 방법까지 물려주고 있다.

최근에는 부자교육 열기가 어른들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각 대학 등에는 관련 프로그램이 수두룩하다.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5일짜리다.

비용은 8700달러로 만만치 않다.

주로 사례 연구를 중심으로 상속 등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뉴욕대도 자산보호설계나 상속설계,헤지펀드 가이드 등을 담은 재정관리 수료 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바야흐로 재테크도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시대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