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거품 여전… 일부 투매 현상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 조치가 침체에 빠진 미국 부동산 시장도 살려낼 수 있을까.

뉴욕타임스는 19일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이 당분간 슬럼프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뉴욕타임스는 부동산 시장이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로 소득과 부동산 가격 간 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져 있다는 점을 꼽았다.

1960년 이후 2000년까지 40년간 미국 주택 가격은 항상 가계 소득과 비슷한 궤적을 나타냈다.

소득이 늘면 집값도 뛰고 소득이 줄면 주택 가격도 하락했다.

오르거나 내리는 폭도 항상 일정한 간격을 유지했다.

종종 부동산 붐이 일어 궤도에서 일시적으로 이탈하기도 했지만 곧 제자리를 찾아갔다.

2000년 기준으로 볼 때 미국의 평균적인 주택 가격은 13만달러로 평균적인 가계 소득의 3배 수준.이 비율은 1960년대 이후 꾸준히 유지됐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주택 가격은 가계 소득과 무관하게 폭등했다.

작년 기준 가계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4.5배까지 치솟았다.

40년간 유지돼 온 간격이 정상 궤도를 벗어난 것이다.

따라서 집값이 지금보다 30% 이상 떨어져야만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뉴욕타임스는 내다봤다.

45만달러짜리 집이라면 30만달러로 15만달러(33%)가량 추가 하락해야만 '3배 법칙'이 성립한다는 얘기다.

이미 부동산 시장에 투매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비관적인 전망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부동산 조사회사인 리얼티트랙에 따르면 모기지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면서 지난 한 달 동안에만 미국 전역에 24만4000건의 매물이 쏟아졌다.

1년 전(11만3000건)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뉴욕타임스는 "주택 가격이 단기간에 폭락할 경우엔 미국 경제가 침체(recession)에 빠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