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다니는 김영민씨(35)는 최근 증권사에 다니는 친구의 권유로 은행 월급통장을 CMA(자산관리계좌)로 옮겼다.

하루만 맡겨도 연 5%대의 이자를 준다는 말에 솔깃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금리가 높고 부가 서비스도 적지 않아 진즉 CMA에 드는 게 좋을 뻔했다"고 말했다.

CMA는 올 들어 지난 8월 말까지 계좌 수는 144만6687개에서 363만5750개로,계좌 잔액은 8조6630억원에서 23조194억원으로 급증하면서 은행 월급통장을 대체해가고 있다.


◆편리해진 서비스

CMA는 월급통장처럼 쓸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공과금 납부,자동이체,ATM 입출금 등 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런데도 이자는 연 4∼5%대로 은행 월급통장의 0.5∼1%보다 훨씬 높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준다.

계좌 잔액이 평균 500만원인 월급쟁이라면 은행 통장에 비해 1년에 20여만원을 이자로 더 받는 셈이다.

그래서 저금리 시대의 재테크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입출금이 자유롭고 금리가 높다는 소문에 퍼지면서 직장인부터 자영업자까지 CMA로 몰렸다.

그런데 불편한 점도 있었다.

자금이체,자금 출금에 따르는 수수료 부담이 적지 않았다.

증권사별로 다르나 보통 1건에 500원에 달했다.

24시간 365일 입출금을 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였다.

이제 이런 단점은 거의 해결됐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자금이체와 출금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일부 증권사가 여전히 출금 수수료를 부과하고는 있지만 조만간 사라질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CMA의 약점 중 하나는 은행과는 달리 오전 8시∼오후 10시까지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양종금증권처럼 나이스 마이캐시존 등과 제휴해 24시간 현금 인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나와 이런 약점도 많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요즘에는 CMA 가입자에게 은행처럼 신용대출도 해준다.

다만 증권사는 신용대출 업무를 직접 할 수 없어 계열사를 통해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부가서비스 경쟁

CMA는 이제 '편리성'을 넘어 '재테크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체크카드의 도입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도입된 체크카드는 고객이 직불카드처럼 사용하면서 신용카드사에서 제공하는 혜택도 누릴 수 있다.

항공 마일리지 적립,주유 영화 음식점 할인은 기본이고 소득공제 혜택도 준다.

이를 위해 증권사들은 여러 카드사와 제휴를 맺고 있다.

또 대부분의 증권사는 CMA에 가입하면 공모주 청약자격을 부여한다.

CMA 하나로 펀드 채권 ELS(주식연계증권) CD(양도성 예금증서) CP(기업어음)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휴대폰을 이용해 CMA 거래 및 은행이체,잔액조회,RP(환매조건부채권) 매매,펀드 등 금융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모바일 서비스도 나왔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선불제 교통카드를 겸할 수 있는 체크카드도 내놓을 예정이다.

신인숙 한국투자증권 차장은 "증권사들이 체크카드 활용을 중심으로 다양한 CMA 서비스 개발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은행 통장을 압도할 수 있는 부가 서비스가 앞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