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당국이 카드업계의 과당경쟁을 막기 위해 부가서비스를 규제하자 모집인 채널을 강화해 회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1인당 보유 카드 수가 늘면서 신규 회원 확보가 여의치 않은 점도 모집인 채널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경쟁적인 모집인 채널 확대가 카드사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끼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2007년 6월 현재 전체 카드 모집인 수는 4만1275명으로 지난해 말의 2만8407명보다 1만3000명가량 증가했다.
2002년에 8만7733명이었던 모집인 수는 카드대란을 겪었던 2003년 1만7021명으로 급감했다가 2004년 이후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카드 모집인 확대에 앞장서고 있는 곳은 우리은행.올들어 우리은행은 카드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004년 중단했던 모집인 채널을 올초부터 다시 가동해 8개월 만에 1900여명의 모집인을 끌어모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카드 모집인 규모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며 모집인 채널을 통한 회원 확보도 전체 신규 가입자의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은행은 이와 같은 영업력 강화에 힘입어 5개월 만에 '우리 V카드'의 신규 회원을 91만명 유치했다.
50명 규모의 카드 모집인을 운영하고 있는 국민은행도 앞으로 모집인 수를 더 늘릴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존 은행 창구에서만 모집하던 것에서 벗어나 영업 채널을 다각화하기 위해 하반기 중 영업소 한 곳을 늘리고 모집인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 창구보다 모집인을 통해 카드를 발급하는 것이 비용이 많이 드는데도 불구하고 은행계 카드사들이 모집인 확대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카드업무를 부수적인 것으로 취급하는 은행 창구 인력보다 모집인 인력이 회원을 확보하는 데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모집인 수를 늘리는 것은 기존에 모집인 조직을 보유하고 있던 전업계 카드사도 마찬가지다.
삼성카드는 작년 말 1430명에서 현재 2140명으로 모집인 수가 50% 가까이 늘었다.
1877명의 모집인을 두고 있는 신한카드는 LG카드와의 합병으로 4300명의 지원군을 얻어 6000명이 넘는 대규모 모집인단을 구축하게 됐다.
전업계 카드사들은 은행들이 모집인 확대에 열을 올리자 자사의 모집인들이 이탈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전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계 카드사들이 모집인 채널을 확대하면서 전업계 카드사 소속 모집인들이 이탈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동이 잦은 업권이기는 하지만 교육해 놓은 모집인들이 빠져나가면 영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금융감독 당국은 모집인을 통한 무분별한 카드 발행이 자칫 또 다른 카드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고 보고 모집 행태 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포화상태인 카드시장에서 모집인 확대에 따른 카드사들의 비용 증가가 결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수 있는 만큼 건전한 영업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