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가 인터넷 방송의 앵커로 나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검찰청이 지난 11일 개국한 인터넷방송 'SPBS(tv.spo.go.kr)'에는 서울중앙지검 하담미(32·사법연수원 32기) 유태석 검사(30·32기)와 서울서부지검 서경원 검사(29·35기)가 나서 검찰포커스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다.

이 방송은 국민을 대상으로 2주에 한 번씩 검찰이 자체 제작한 방송프로그램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릴 예정이다.

개인용 컴퓨터를 통해 누구나 시청이 가능하며 '퍼가기' 기능도 지원한다.

연예인에 결코 뒤지지 않는 외모를 갖추고 있는 이들은 바이올린 비올라 등 악기를 다룰 수 있는 등 학식과 재능을 겸비하고 있다.

주위의 추천으로 '오디션'에 참가,높은 경쟁률을 뚫고 뽑힌 이들은 6주간 전문 아나운서로부터 발성과 발음,3분 즉흥스피치,억양,표정연기 등 강도 높은 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 컨설팅 외에 따로 전문가를 초빙해 개인교습까지 받았다.

뉴스 프로그램인 '검찰포커스'의 메인 앵커로 나선 하담미 검사는 "예전에 방송 뉴스를 볼 때는 잘 몰랐는데 직접 진행해 보니 억양이나 발음하는 데 매우 어려웠다"며 "검찰의 참모습을 알려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하 검사는 아르헨티나와 미국에서 어학연수를 하는 등 국제감각을 갖춘 데다 검찰에서도 특수 공안 지식재산권 등 전문 분야를 맡아온 재원으로 공판을 위해 법정에 들어서면 "검사 맞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다.

법률과 관련한 사회 이슈를 다루는 '르포 1301' 진행자인 유태석 검사 역시 "막상 해보니 재미있다"며 "처음이라 부담이 되지만 야근을 하거나 주말에 연습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피아노 연주가 수준급인 그는 검찰의 신고 전화번호인 '1301'이 사회적 이슈를 제대로 조명하는 프로그램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초등학교 시절 강릉KBS에서 명예기자로 나선 경험을 갖고 있는 서경원 검사는 김종구 전 법무장관 등 전·현직 검찰 관계자들과 대담프로그램인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맡고 있다.

서 검사는 "인터뷰를 하다 보니 현직 검사도 장관 대하기 어려웠는데 국민은 어떻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현재 각 지검에서 공판검사를 맡고 있는 이들은 재판이 없는 날 시간을 쪼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등 열의를 보여주고 있다는 게 대검 측의 설명이다.

구본진 대검 정보통신과장(부장검사)은 "현직 검사들이 방송 진행에 나섬에 따라 국민에 대한 검찰의 이미지를 제고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민참여재판과 공판 중심주의 등 '미디어 시대'에 필요한 스피치 역량을 검사들이 갖추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