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당국이 현대상선의 불공정거래 여부에 대해 기획조사를 실시중이다.

11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현대상선 주식이 지난 4~5월 급등하는 과정에서 특정세력의 시세조종과 내부자 거래가 있었는지에 대해 집중 조사 중이다.

현대상선은 4월 36%,5월 60% 상승하는 등 4~5월 2개월 동안 두 배 넘게 주가가 치솟았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선물거래소로부터 거래 관련자료를 넘겨받아 이 기간 중 주식을 거래한 모든 사람의 매매를 추적하는 광범위한 전수조사를 실시 중이다.

현대상선은 현대엘레베이터→현대상선→현대증권·현대택배·현대아산→현대엘리베이터로 이어지는 그룹지배구조의 핵심역할을 하는 회사여서 이번 조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현대상선은 최근까지도 현대중공업 KCC 등과의 경영권 분쟁을 겪은 데다 소액주주와의 법률 다툼도 있어 조사 결과에 따라 만만찮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 조사가 기획조사라는 점도 이례적이다.

금감원은 통상 증권선물거래소가 이상징후를 발견하고 통보하는 종목을 조사하지만,이번 건은 다른 경로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불공정거래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자체인지 사안과 국정원 경찰 금융정보분석원 등에서 이첩받은 사안에 대한 기획조사를 강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 관계자는 "회사에서 먼저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했다"며 "내부자거래 혐의가 나올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5월 말 주가가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여 금감원에 주가조작 여부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