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FRB 등 비난받을 7개 집단 꼽아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를 야기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은 모기지 이용자 및 모기지회사,월가 금융회사 및 신용평가사들의 합작품이다.
위험을 애써 외면하며 모기지 이용자들에게 과도한 대출을 받도록 유도하고 투자자들에게 모기지 관련 채권을 사도록 부추긴 탓이 크다.
그렇다면 이 중에서도 가장 크게 비난 받을 대상은 누구일까.
경제 전문지 포천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월가(투자은행 및 헤지펀드)와 모기지회사,신용평가사와 모기지 브로커,모기지 이용자들과 감정평가사 등 7개 집단을 이번 위기에 책임이 있는 주체로 꼽았다.
FRB가 가장 책임 있는 주체로 꼽힌 것은 과잉 유동성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데도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은 저금리 기조를 지나치게 오랜 기간 지속함으로써 주택 가격과 모기지 대출 버블을 조장했다고 포천은 분석했다.
실제 FRB는 9·11테러 직후인 2001년 11월부터 2004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연 2% 이하로 유지했다.
월가의 투자은행들과 헤지펀드들도 FRB 다음으로 비난 받아 마땅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들은 모기지회사들로부터 모기지 대출을 사들이는 방법으로 거의 무한적으로 돈을 빌려줘 모기지회사들의 무분별한 대출에 자금줄 역할을 했다.
아울러 이를 자산담보부증권(CDO)으로 발행해 글로벌 투자자들에 판매함으로써 위기를 세계로 확산시키는 매개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평가됐다.
모기지회사들도 월가 투자은행 못지않은 책임이 있다.
모기지 조건을 대폭 완화하고 집값의 100%까지 대출해줌으로써 모기지 거품을 야기한 장본인이다.
이들은 '소득이 없고,일자리가 없고,재산이 없어도 대출받는 데 문제 없다(No income? No job? No assets? No problem!)'는 이른바 'NINJA 대출'까지 내놓았다.
신용평가사들도 '미필적 고의범'쯤은 된다.
이들은 모기지 담보증권의 위험을 과소평가해 투자적격 등급을 매김으로써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모으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모기지 브로커는 현장에서 수요자들을 꼬드기는 행동대원 역할을 했다.
이들에게 속았든,속지 않았든 모기지 이용자들도 일차적 책임을 져야 한다.
자신의 상환 능력을 무시한 채 돈을 빌려 집을 샀다가 집까지 뺏기는 지경에까지 처한 책임은 상당 부분 자신들의 몫이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