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르게 상승하던 시중 유동성 증가속도가 주춤해졌다.

한국은행은 통화긴축 정책의 '약발'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나 일회성 요인이 크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여전히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본격적인 과잉유동성 해소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7월 중 광의유동성(L) 동향'에 따르면 7월 말 광의유동성 잔액(잠정)은 1951조4000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1조7000억원(0.1%) 증가에 그쳤다.

올해 1월(205억원 감소) 이후 가장 적은 증가다.

5월에 25조3000억원,6월에 35조원 늘어난 것에 비하면 사실상 제자리걸음인 셈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증가율은 12.1%로 전월(12.7%)에 비해 0.6%포인트 둔화됐다.

특히 금융기관 유동성(Lf) 잔액은 7월 중 1조5000억원이 감소했다.

7월 들어 유동성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한 것은 반기 말일인 6월30일이 휴무일이어서 결제성 자금이 7월에 집중된 데다 7월 말엔 부가세 납부가 이뤄지는 등 일회성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 7월 초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연 4.75%로 0.25%포인트 올린 것도 유동성 증가세 둔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상품별로는 예금취급기관의 현금 및 요구불예금이 전달 1조9000억원 증가에서 2조4000억원 감소로 돌아섰다.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도 7조7000억원 증가에서 7조4000억원 감소로 급반전했다.

공모주 청약대금 일시유입 등으로 전달 급증했던 증권금융 예수금도 4조3000억원 증가에서 9000억원 감소로 전환됐다.

다만 주식형 수익증권은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전달 8조2000억원이 유입됐던 주식형 수익증권에는 7월에도 10조9000억원이나 몰렸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