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데에 드는 비용은 작년과 거의 비슷하나 재래시장을 이용할 경우 작년보다 소폭 내려갈 것으로 조사됐다.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은 4인 가족 기준으로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을 계산한 결과 작년보다 1.1% 오른 16만1천470원으로 파악됐다고 4일 밝혔다.

가장 가격상승폭이 큰 품목은 생육초기 가뭄으로 작황이 부진한 햇밤으로 500g당 1천830원에서 2천400원으로 31.1%(570원)이나 올랐다.

북한산 수입물량이 줄어든 고사리(300g)는 작년 4천350원에서 5천160원으로 18.6%나 올랐고 도라지(300g)도 국산 수요가 늘면서 4천950원에서 5천520원으로 11.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산물과 햅쌀도 공급량 감소로 값이 상승, 조기(중간크기 1마리)는 1만1천500원으로 9.5%, 가자미(큰 것 1마리)는 1만6천원으로 6.7%, 햅쌀은 1㎏에 2천700원으로 5.9% 각각 가격이 올랐다.

그러나 사과와 배, 단감 등 과일은 전반적으로 값이 내려 햇사과는 특품 5개당 8천190원으로 7.0%(610원), 햇배 특품 5개는 1만500원으로 12.5%(1천500원), 햇단감 은 5개에 9천500원으로 작년보다 3%(300원) 각각 하락했다.

한우는 1+등급 이상의 고급육과 차례상용 특수부위의 경우 작년과 비슷한 보합세를 유지, 1등급 탕국용 양지(300g)와 1+등급 산적용 설깃(500g) 모두 작년과 같은 1만500원과 1만8천500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무와 달걀ㆍ부침가루ㆍ식용유 등을 합한 부재료 가격도 작년과 같은 1만6천원을 유지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재래시장에서 차례상 장을 볼 경우 비용은 소폭 하락할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최근 서울 경동시장에서 판매되는 제수용품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이 지난해 추석 기간에 비교해 5.6% 하락한 14만400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산물과 육류 가격이 작년 수준이거나 작년보다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는데 북어포(러시아산)와 동태포는 1마리당 각각 4천원, 3천원으로 작년보다 14-40% 가량 싼값에 팔리고 있으며, 김은 100장당 5천원, 마른 오징어는 1마리당 3천원으로 작년과 같았다.

조기 대용으로 쓰는 중국산 부세는 2마리당 7천원으로 작년 1만6천원의 절반 이하 가격에 팔리고 있으나 추석이 가까워지면 가격이 다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 조기는 고가인 탓에 현재 거의 시중에서 찾기 힘들지만 최근 남해안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참조기 어획시기가 예년보다 빨라져 추석 전 출하물량이 다소 늘 것으로 예상됐다.

육류의 경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영향으로 쇠고기(한우 국거리)와 돼지고기(편육용)가 지난해 비교해 가격이 각각 15%, 17% 떨어져 600g당 2만원, 9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아직 출하 전인 햅쌀은 다음주께 나올 물량이 1㎏당 2천원 정도로 작년보다 11% 가량 저렴한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될 전망이다.

배추는 1포기당 4천원, 무는 1개당 2천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20%, 13% 가격이 내렸다.

나물류도 고사리와 도라지는 400g당 4천원선에서, 숙주와 콩나물은 400g당 500원선으로 모두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보였다.

과일 가격은 태풍, 폭우 등 기상 이변이 없는 한 대부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이나 배는 출하 초기 일시적 강세를 보이며 지난해보다 50% 오른 1만5천원(5개 기준)에 거래되고 있다.

곶감과 대추의 가격도 지난해와 변함 없지만, 추석이 가까워지면서 소폭 인상될 전망이다.

이밖에 닭고기는 1㎏에 2천700원으로 지난해보다 7% 올랐으며 대파는 1단에 2천원, 양파는 1망당 2천500원, 고구마는 1㎏당 3천원으로, 이 역시 물량 부족으로 지난해보다 가격이 올랐다.

한국물가정보 관계자는 "아직 추석까지 3주 가량 남아있어 연휴가 가까워지면 가격이 지금보다 다소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구정모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