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솥업계에서 그동안 기술적 한계로 여기던 취사시간 10분대 벽을 깬 전기압력밥솥이 나왔다.

웅진쿠첸(대표 문무경)은 밥솥의 순간 화력을 높여 국내 처음으로 취사시간(백미 2인분 기준)을 9분대로 줄인 '스마트 서라운드 IH 압력밥솥'을 3일 시장에 내놓았다.

전기밥솥의 종전 최단 취사속도는 이 회사가 작년 9월 출시한 '크리스탈 서라운드 황동 IH압력밥솥'의 11분대였다.

쿠쿠홈시스,부방테크론 등 경쟁사 제품들의 최단 취사시간은 13~14분대다.

전기밥솥의 취사속도는 쌀이 담기는 내솥에 열을 전달하고 화력을 높이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단축돼 왔다.

최단 취사시간은 내솥 밑의 열판으로 가열하는 '열판식'밥솥이 20분대였으나 내솥 자체에 전기 코일을 감는 '전자유도 가열식(IH)'밥솥이 2000년대 초에 등장하면서 10분대로 진입했다.

IH밥솥이 첫 선을 보일 당시 15분에서 2005년 13분까지 줄어들다 웅진쿠첸이 내솥 밑면뿐 아니라 옆면에도 코일을 감아 화력을 높인 '입체 통가열'기술을 적용하면서 지난해 11분으로 단축됐다.

그러나 쌀의 영양을 파괴하지 않고 최고의 밥맛을 내기 위해서는 10분 이상 조리해야 하고 IH방식으로 기존보다 높은 화력을 내는 데는 기술적으로 한계가 따라 '10분 벽'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웅진은 특허등록한 '입체 통가열'기술을 업그레이드해 이번에 취사시간 10분벽을 넘어섰다.

내솥 옆면의 열선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최고 순간 화력을 종전의 1800W에서 2245W로 높였다.

문무경 대표는 "단순하게 화력을 높인 게 아니라 밥짓는 단계에 따라 열을 조절하는 세밀한 알고리즘 기술을 적용해 빠르면서도 최적의 밥맛을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9분대' 밥솥의 가격은 41만5000원으로 기존 IH밥솥의 최고가인 30만원 중후반대에 비해 10% 이상 비싸다.

문 대표는 "센서를 추가해 보온기능을 강화하고 터치센서 적용으로 편의성을 높이느라 가격이 비싸졌다"며 "시간에 쫓기는 맞벌이 부부등 현대인의 바쁜 라이프스타일을 감안하면 성능과 디자인을 중시하는 고가 프리미엄 밥솥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방테크론 관계자는 이에 대해,"현재 고가 밥솥시장은 밥맛 기능과 디자인 중심으로 경쟁하고 있는 추세"라며 "취사속도 단축이 시장에서 얼마나 호소력을 지닐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