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주가가 폭락한 뒤 급반등하는 과정에서 유독 가치주 펀드들의 단기 성과가 다른 성장형 펀드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

29일 자산운용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가치주 펀드로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가 운용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4.03%를 기록했다.


이는 설정액 100억원 이상 주식형 펀드 232개 가운데 119위에 해당하며 성장형 펀드 평균(-3.66%)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과다.

이 펀드가 그동안 줄곧 최상위권 성과를 냈던 것과 크게 비교된다.

또 대표적인 중소형 가치주 펀드인 '동양중소형고배당주식1'의 경우 1개월 수익률이 -5.62%로 최하위권 성적을 기록했다.

가치투자를 표방한 신영투신운용의 펀드들도 최근 지수 상승폭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반면 변동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간판 펀드들은 최근 1개월간 -2%대 수익률을 기록하며 상위권 성과를 냈다.

가치주 펀드들의 단기 수익률 부진 현상에 대해 이채원 전무는 "가치주 펀드는 주가가 급락할 때 통상 지수보다 덜 빠졌기 때문에 급반등시 지수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한다"고 말했다.

주가가 급락한 후 급등할 때 가치주 펀드는 통상 지수보다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작년 4월 지수가 급등락을 반복했을 때에도 가치주 펀드들은 똑 같은 일을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무는 "하지만 가치주 펀드는 주가지수가 오르지 않더라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수익을 내는 특징을 갖고 있다"며 "투자자들도 조급해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처럼 가치주 펀드 성과가 좋지 못할 때 오히려 가치주 펀드 편입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은 투자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헌우 신영투신운용 수석운용역도 "보통 성장형 펀드는 베타(주가지수 대비 변동폭을 측정하는 지표)가 1 이상인 경우가 많지만 가치주 펀드는 0.5~0.8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하락장에서 덜 빠지고 상승장에서는 덜 오른다"고 설명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