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들이 들려주는 강남 아줌마 따라잡기] (1) 그때 마누라 얘기 들을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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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줌마.' '돈이 많다'라는 개념을 넘어 패션에서 재테크까지 한국의 유행을 선도하는 계층으로 통칭된다.
한국경제신문이 '머니&인베스팅' 지면 확대 개편에 맞춰 'PB들의 강남아줌마 이야기' 코너를 연재하는 것도 이들의 투자 패턴을 엿보자는 취지에서다.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의 자산을 굴리는 일선 프라이빗 뱅커(PB)들이 부자들의 돈 번 이야기를 자신들의 경험을 빌려 생생하게 전해줄 예정이다.
술만 마시면 이런 얘기를 하는 동료들을 흔히 본다.
"내가 그때 우리 마누라 얘기를 들었어야 했는데…."
줄줄이 흘러 나오는 사연도 대부분 비슷비슷하다. "외환위기 끝나고 나서 부동산 값이 굉장히 많이 빠졌잖아. 그때 와이프가 '대출을 좀 얹어서라도 강남에 집을 사자' 그러더라고. 그 얘기를 듣고 마누라 엄청 타박했지. '너 지금 정신이 있냐. 이제 부동산의 시대는 완전히 갔다. 지금 집사는 것은 미친 짓이다.' 그랬는데 그때 와이프가 사자고 한 집이 지금 20억원 가까이 돼요. 마누라한테 완전히 쥐어 살잖아." 비단 서민들만의 얘기는 아니다.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PB고객들도 이 같은 사연 한두 개씩은 갖고 있다.
역으로 부인 말 잘 들어서 거부(巨富)가 된 사람들도 꽤 많다.
정확히 셈해 보지는 않았지만,와이프 말 무시해서 돈 잃은 사람보다 져주는 척하면서 부인이 하자는 대로 했다가 돈 번 고객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예비역 장성 출신인 L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L씨의 부인은 젊은 시절 남편이 근무하는 대전에서 살 때 훈련 등으로 남편의 바깥생활이 잦자 재테크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남편 동료의 부인들과 모임 등에서 얻은 재테크 정보를 꼼꼼하게 챙겨뒀던 그는 대전에 있는 아파트부터 시작해 충청도 일대 땅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내심 아내가 하는 짓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모른 척하고 놔뒀던 남편의 방관(?) 덕분에 L씨의 부인은 과감하게 투자에 나설 수 있었다.
이때 사놓고 10년 이상을 묻어뒀던 부동산들은 결국 행정수도 이전 등의 재료로 '대박'이 나 L씨 부부는 현재 수백억원대의 자산가가 됐다.
PB의 VIP 고객으로 편안한 은퇴생활을 누리고 있다.
전형적인 군인으로 보수적이기 이를 데 없는 L씨는 부인의 재테크를 방관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봐,돈은 음(陰)의 성질을 갖고 있어.자연히 음의 성질을 갖고 있는 여자들을 따라 다니게 돼 있다고.친구들끼리 모여 화투칠 때 가만히 봐.여자들이 남편 옆에 딱 붙어 팀을 이뤄 재미있게 치는 부부는 돈을 따요.
반대로 부인이 다른 여자들이랑 수다 떠느라 관심도 안보이는 친구는 돈을 잃게 돼 있어.결국 여자 하자는 대로 해야 돈을 벌게 마련인 게 세상 이치야." 나름의 철학이 있었던 것이다.
그의 말처럼 정말 돈이 여자를 따라 다니는지는 모르겠지만,PB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재테크 귀신'들은 대부분 여자들이다. 이런 현상은 한국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영국 바클레이즈 그룹의 프라이빗 뱅킹 서비스 부문인 바클레이즈 웰스매니지먼트는 "오는 2020년께는 영국에서 백만장자(10만파운드 이상 금융자산 보유자) 가운데 53%가 여성일 것"이라는 전망 보고서를 내놓은 적이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여성 PB 고객들이 남자들보다 돈을 잘 굴리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게 100% 정답이다"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동료 PB들과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종합해보면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우선 직장생활에 바쁜 남자들에 비해 시간이 많다. 그러다 보니 주변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할 기회도 늘어난다. 강남 아줌마들끼리 만나서 하는 얘기는 딱 두 가지라고 보면 된다. 바로 자녀교육과 재테크다.
여자들이 남자들에 비해 '단순하게 생각하고 과감하게 지르는' 성향을 보이는 측면이 있는데,이 같은 투자 패턴도 좋은 결과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편이다.
예컨대 내집 마련할 때 남자들의 경우 '금리가 이렇고 국제 금융시장의 흐름은 이러니 도대체 집을 사야 하나,말아야 하나…' 하는 식으로 분석적으로 생각하다가 투자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다. 강남 아줌마들의 경우 '내가 마음에 드는 집이 있는데,대출을 이 정도 받으면 충분히 살수 있겠지' 하고 문제를 단순화해 과감하게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 같은 방식으로 내린 결정이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고 급격하게 하락한 적이 있었던가.
이런 식으로 해보는 것은 어떨까. 부인의 제안은 무조건 받아들이고 보는 거다. 그러고 나서 투자의 결과가 성공적이면,돈을 벌게 되어 좋은 일이다. 안좋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제부터는 내가 하자는 대로 하자"며 큰소리 칠 수 있으니,그건 그것대로 좋다.
"가정이 편하지 않으면,결코 부자가 될 수 없고 아내가 즐겁고 편안해야 재운(財運)이 살아난다.
'그 돈(陰)이 어떤 돈인데' 하고 생각하는 것처럼 '우리 마누라(陰)가 어떤 마누라인데' 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면,돈은 절로 따라오게 돼 있다"는 L씨의 충고가 결코 허튼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강우신 기업은행 분당파크뷰 지점 PB팀장>
한국경제신문이 '머니&인베스팅' 지면 확대 개편에 맞춰 'PB들의 강남아줌마 이야기' 코너를 연재하는 것도 이들의 투자 패턴을 엿보자는 취지에서다.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의 자산을 굴리는 일선 프라이빗 뱅커(PB)들이 부자들의 돈 번 이야기를 자신들의 경험을 빌려 생생하게 전해줄 예정이다.
술만 마시면 이런 얘기를 하는 동료들을 흔히 본다.
"내가 그때 우리 마누라 얘기를 들었어야 했는데…."
줄줄이 흘러 나오는 사연도 대부분 비슷비슷하다. "외환위기 끝나고 나서 부동산 값이 굉장히 많이 빠졌잖아. 그때 와이프가 '대출을 좀 얹어서라도 강남에 집을 사자' 그러더라고. 그 얘기를 듣고 마누라 엄청 타박했지. '너 지금 정신이 있냐. 이제 부동산의 시대는 완전히 갔다. 지금 집사는 것은 미친 짓이다.' 그랬는데 그때 와이프가 사자고 한 집이 지금 20억원 가까이 돼요. 마누라한테 완전히 쥐어 살잖아." 비단 서민들만의 얘기는 아니다.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PB고객들도 이 같은 사연 한두 개씩은 갖고 있다.
역으로 부인 말 잘 들어서 거부(巨富)가 된 사람들도 꽤 많다.
정확히 셈해 보지는 않았지만,와이프 말 무시해서 돈 잃은 사람보다 져주는 척하면서 부인이 하자는 대로 했다가 돈 번 고객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예비역 장성 출신인 L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L씨의 부인은 젊은 시절 남편이 근무하는 대전에서 살 때 훈련 등으로 남편의 바깥생활이 잦자 재테크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남편 동료의 부인들과 모임 등에서 얻은 재테크 정보를 꼼꼼하게 챙겨뒀던 그는 대전에 있는 아파트부터 시작해 충청도 일대 땅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내심 아내가 하는 짓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모른 척하고 놔뒀던 남편의 방관(?) 덕분에 L씨의 부인은 과감하게 투자에 나설 수 있었다.
이때 사놓고 10년 이상을 묻어뒀던 부동산들은 결국 행정수도 이전 등의 재료로 '대박'이 나 L씨 부부는 현재 수백억원대의 자산가가 됐다.
PB의 VIP 고객으로 편안한 은퇴생활을 누리고 있다.
전형적인 군인으로 보수적이기 이를 데 없는 L씨는 부인의 재테크를 방관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봐,돈은 음(陰)의 성질을 갖고 있어.자연히 음의 성질을 갖고 있는 여자들을 따라 다니게 돼 있다고.친구들끼리 모여 화투칠 때 가만히 봐.여자들이 남편 옆에 딱 붙어 팀을 이뤄 재미있게 치는 부부는 돈을 따요.
반대로 부인이 다른 여자들이랑 수다 떠느라 관심도 안보이는 친구는 돈을 잃게 돼 있어.결국 여자 하자는 대로 해야 돈을 벌게 마련인 게 세상 이치야." 나름의 철학이 있었던 것이다.
그의 말처럼 정말 돈이 여자를 따라 다니는지는 모르겠지만,PB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재테크 귀신'들은 대부분 여자들이다. 이런 현상은 한국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영국 바클레이즈 그룹의 프라이빗 뱅킹 서비스 부문인 바클레이즈 웰스매니지먼트는 "오는 2020년께는 영국에서 백만장자(10만파운드 이상 금융자산 보유자) 가운데 53%가 여성일 것"이라는 전망 보고서를 내놓은 적이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여성 PB 고객들이 남자들보다 돈을 잘 굴리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게 100% 정답이다"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동료 PB들과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종합해보면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우선 직장생활에 바쁜 남자들에 비해 시간이 많다. 그러다 보니 주변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할 기회도 늘어난다. 강남 아줌마들끼리 만나서 하는 얘기는 딱 두 가지라고 보면 된다. 바로 자녀교육과 재테크다.
여자들이 남자들에 비해 '단순하게 생각하고 과감하게 지르는' 성향을 보이는 측면이 있는데,이 같은 투자 패턴도 좋은 결과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편이다.
예컨대 내집 마련할 때 남자들의 경우 '금리가 이렇고 국제 금융시장의 흐름은 이러니 도대체 집을 사야 하나,말아야 하나…' 하는 식으로 분석적으로 생각하다가 투자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다. 강남 아줌마들의 경우 '내가 마음에 드는 집이 있는데,대출을 이 정도 받으면 충분히 살수 있겠지' 하고 문제를 단순화해 과감하게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 같은 방식으로 내린 결정이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고 급격하게 하락한 적이 있었던가.
이런 식으로 해보는 것은 어떨까. 부인의 제안은 무조건 받아들이고 보는 거다. 그러고 나서 투자의 결과가 성공적이면,돈을 벌게 되어 좋은 일이다. 안좋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제부터는 내가 하자는 대로 하자"며 큰소리 칠 수 있으니,그건 그것대로 좋다.
"가정이 편하지 않으면,결코 부자가 될 수 없고 아내가 즐겁고 편안해야 재운(財運)이 살아난다.
'그 돈(陰)이 어떤 돈인데' 하고 생각하는 것처럼 '우리 마누라(陰)가 어떤 마누라인데' 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면,돈은 절로 따라오게 돼 있다"는 L씨의 충고가 결코 허튼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강우신 기업은행 분당파크뷰 지점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