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 여수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민간 외교사절로서의 보폭을 한층 넓힐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의 명예유치위원장이 됐기 때문이다.

개최지 선정까지 채 100일이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정 회장이 명예유치위원장을 맡게 됨에 따라 정부와 유치위원회,기업 등의 엑스포 유치활동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012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는 22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국무총리 접견실에서 한덕수 총리와 강무현 해양수산부장관,김성곤 의원,조중표 외교통상부1차관,박준영 전남지사,김재철 여수엑스포유치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 회장을 명예유치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이 자리에서 김재철 유치위원장은 정 회장에게 명예유치위원장 위촉증을 증정했으며,한 총리는 위촉기념 배지를 직접 전달하며 정 회장과 현대·기아차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여수 엑스포 반드시 유치" 정몽구 회장 보폭 넓힌다… 명예유치위원장 위촉
한 총리는 위촉식에서 "오늘은 여수 엑스포 유치를 위해 아주 중요하고 큰 힘이 되는 날"이라며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인 만큼 2010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위원장으로서 많은 노하우와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정 회장이 최선을 다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이에 대해 "여러 기업들이 한마음으로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힘쓰고 있는 가운데 특별히 명예유치위원장으로 위촉돼 어깨가 무겁다"며 "현대·기아차그룹이 더 큰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또 "세계박람회는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고 국가의 발전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아주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업인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각오와 소명의식으로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정 회장의 명예유치위원장 위촉을 계기로 현대·기아차그룹은 막판으로 접어든 박람회 유치 활동에 총력전을 펼 계획이다.

파리 런던 브뤼셀에 주재하는 전 세계 세계박람회기구(BIE) 대표들을 대상으로 신차 시승회를 갖는 한편 이들을 9월 중순에 열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초청하는 등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전개키로 했다.

또 정부와 유치위원회의 사절단이 해외에 파견되면 해당 국가의 딜러망을 총동원,의전차량 및 인력을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전 세계 190여개국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올해 초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고문을 맡은 정 회장은 4월과 5월 체코 슬로바키아 터키 브라질 등을 잇따라 방문,최고위급 인사와의 면담 등을 통해 여수 엑스포 지원을 요청했었다.

지난 6월에는 '제주평화포럼'에 참가한 전 세계 전·현직 각료와 정·재계 지도자등을 상대로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여수시도 정 회장의 이 같은 노력에 감동,최근 명예 여수시민증을 수여키로 결정했다.

유치위 관계자는 "모로코 폴란드 등 경쟁국가에 비해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가장 큰 강점은 민간 기업의 강력한 국제적 위상과 글로벌 네트워크"라며 "전 세계에 뻗어있는 현대·기아차그룹의 딜러망들은 여수 지지세 확산뿐 아니라 경쟁국을 견제하는데도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는 오는 11월27일 BIE 총회에서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여수를 비롯해 모로코 탕헤르,폴란드 브로츠와프 등이 경합 중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