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연준을 필두로 주요국 중앙은행이 공조체제를 구축했고, 미국 기업은 유동성 외풍을 극복할 정도로 건실해졌으며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신흥시장의 고성장 스토리가 유지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 애널리스트는 "통상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신용위기는 기업 자금흐름의 이상조짐에서 출발한다"며 "이는 부실한 재무구조와 열악한 이익구조에 근거하는 데 지금의 미국 기업을 보면 신용위기와 거리가 매우 멀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기업은 일련의 M&A를 통한 구조조정과 달러 약세에 따른 경쟁력 확보를 통해 더욱 강해진 모습"이라며 "S&P 500 기업은 올해 들어 한 자릿수의 이익 성장에 그치고 있지만, 작년까지 무려 14분기 연속 두 자릿수 이익 증가를 경험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오히려 기업 사이드는 작금의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견딜 정도로 건실해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증권은 또한 신흥시장으로 위기가 전염될 가능성도 매우 낮은 것으로 봤다.
오 애널리스트는 "1998년 LTCM 파산 당시와 이번 사태의 중요한 차이점 중 하나는 위기의 출발점이 다르다"며 "1998년의 경우, 아시아 신흥국가의 외환위기가 도화선이 됐지만 이번 사태는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출발해 헤지펀드와 투자은행의 복잡한 파생거래가 손실로 연결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신흥시장의 경우 복잡한 파생거래가 많지 않다는 것.
한편 삼성증권은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 애널리스트는 "위험관리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가 문제"라며 하지만 "신용경색이 통상적으로 '강하지만 짧게'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는 점에서 공격적인 매도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