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IT(정보기술)산업 못지않게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신재생 에너지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거대 기업 간의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한국전력은 조만간 신재생 에너지의 한 분야인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을 계획이다.
발전용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에너지를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고효율 친환경 발전시스템이다.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은 미국,유럽,일본 등에서 연평균 80%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유망 분야다.
특히 이 분야 국내 기술 수준이 선진국에 불과 5년 정도 뒤처질 정도로 기술격차가 작아 태양광, 풍력발전 등 다른 신재생 에너지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양사는 이번 제휴에 따라 발전용 연료전지에 관한 사업 및 연구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하게 된다.
양사는 이를 위해 포스코 및 포스코파워,한국전력 및 6개 발전자회사로 이뤄진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향후 상호 협력분야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이승우 포스코파워 사장이 주관하는 실무협의회에선 남동발전 등 한전의 6개 발전자회사를 통해 연료전지를 사업화하는 방안과 한전전력연구원,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의 노하우를 교환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발전 시스템에서 세계적이며,포스코는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스택(stack) 기술에서 앞서가고 있어 이번 제휴로 양사의 연료전지 사업이 탄력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에선 양사가 연료전지 사업을 위해 별도의 회사를 설립하거나 한전이 포스코파워에 출자하고 개발한 성과를 공유하는 방안 등도 검토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와 한전은 이미 4년 전부터 산업자원부의 국책 과제 2개를 공동으로 수행하며 연료전지 사업에 관해 호흡을 맞춰 왔다.
이후 지난 5월부터 최고경영진들이 포괄적 협력을 위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포스코는 올해 초 출자사인 포스코파워를 통해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에 이미 진출한 상태다.
이에 앞서 지난 2월에는 미국의 FCE(Fuel Cell Energy)사와 발전용 연료전지 생산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또 2010년까지 총 2250억원을 투입,포항 영일만항 배후산업단지 6만3000평의 부지에 2단계에 걸쳐 연간 100MW 규모의 세계 최대 연료전지 생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현재 연료전지 분야 세계 1위 기업은 FCE이며 미국 GE,일본 후지일렉트릭 등이 상용화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GE가 연료전지 연구에 5000억원,FCE가 3000억원을 쏟아붓는 등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며 "이번 제휴로 대규모 투자가 가능해짐에 따라 포스코와 한전도 경쟁 대열에 끼게 됐다"고 말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