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문으로 16일 코스피 지수가 125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등 주식 시장이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외국인들이 하루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1조원 넘는 매물을 쏟아내고 여기에 개인들도 투매에 가담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에 따라 증시는 서킷브레이커,사이드카까지 발동되며 한여름 공포의 '검은 목요일'을 연출했다.

아시아 증시도 이틀째 급락을 이어가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125.91포인트(6.93%) 하락한 1691.98에 장을 마쳤다.

하락률은 사상 11번째에 달했다.

코스닥 지수도 77.85포인트(10.15%) 급락한 689.07을 기록했다.

이날 하루에만 양 시장에서 사상 최대인 72조8000억원의 시가총액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이로써 국내 증시는 지난 3월 이후 4개월여간 상승폭의 절반가량을 반납했다.

'광복절 휴일'로 하루 쉰 게 오히려 악재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촉발된 미국발 신용경색 우려가 확산된 가운데 외국인은 사상 최대인 1조32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이틀간의 미 증시 급락이 이날 하룻동안 반영되며 충격을 키웠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는 선물가격 급락으로 5분간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이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올 들어 두 번째다.

장 초반부터 지수가 급락하자 개인이 투매에 가세,698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사상 두 번째로 20분간 코스닥시장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로 이어졌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4.56% 떨어졌으며 홍콩 H지수와 항셍 지수도 각각 5.23%와 3.29%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각각 1.99%와 2.14% 하락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전문가들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불확실성이 고조된 만큼 조정이 길어질 것이란 우려를 나타냈다.

또 코스피 지수가 1600선 초반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