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자금 운용을 위한 상품으로 콜론형 특정금전신탁(MMT·Money Market Trust)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글로벌 신용경색 현상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식시장에서 빠진 자금 일부가 MMT로 유입되는 모습이다.
MMT는 주로 콜론이나 은행 발행어음 등에 투자하는 단기 금융상품으로 하루만 맡겨도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지급하며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것이 특징.은행 수신 상품에서 증권사 자산관리계좌(CMA)로 자금이 급속히 빠져나가는 상황에서도 MMT 수신액은 오히려 늘고 있다
◆MMDA보다 금리 높고 당일 환매 가능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의 MMT 잔액은 올 들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3월부터 개인의 최소 가입 금액을 1000만원으로 낮춰 집중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 우리은행은 MMT 잔액이 지난해 말 2조2680억원에서 지난 7일 현재 5조1271억원으로 3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7506억원에서 최근 1조1000억원 수준으로 3500억원가량 늘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도 올 들어 1400억원과 2500억원 증가했다.
국민 하나 외환은행의 경우 최저 가입금액(개인 기준)이 1억원으로 비교적 거액 고액에게만 MMT 가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그동안 가입 금액이 1억원 이상이었으나 지난 8일부터 1000만원으로 한도를 낮춰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MMT의 수신 증가는 대표적 단기 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와 MMDA(수시입출금식예금) 잔액이 올 들어 은행권 전체적으로 3조원과 4조3000억원 급감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대조적이다.
MMT가 이처럼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같은 실적배당형 상품인 MMF에 비해 금리 변동폭이 작고 환매 신청 다음 날 돈을 찾을 수 있는 MMF와 달리 당일 환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MMT 금리는 4.3~4.7%(보수차감후 세전기준) 수준으로 MMF와 엇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이다.
다만 회사채 등 운용 채권의 금리 변화에 따라 수익률 변동성이 큰 MMF에 비해 은행 콜론이나 발행어음 등으로 운용되는 MMT는 은행별로 월초에 고시된 금리가 한 달간 거의 변동 없이 적용된다.
당일 환매가 가능한 것도 큰 장점이다.
지금은 MMF의 경우에도 은행 수탁액의 5% 범위 내에서 부분적으로 당일 환매를 해주고 있지만 다음 달 22일부터는 모든 MMF에 익일 환매제가 적용될 예정이다.
이 경우 MMT의 당일 환매 매력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MMT는 또 금액별로 차등 금리가 적용되는 MMDA와 비교해선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게 장점이다.
◆3개월 이상 투자 땐 일반 특정금전신탁이 유리
MMT는 은행에서 판매 중인 MMF나 MMDA와 비교할 때 여러모로 유리한 점이 많지만 단순히 금리 경쟁력만 본다면 여전히 증권사 CMA에 밀린다.
CMA는 수시입출금이 가능할 뿐 아니라 최근 들어 은행과 수신경쟁이 붙으면서 증권사들이 금리를 최고 5%대까지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은행 관계자들은 "금리만으로는 CMA를 따라가기 어렵지만 은행 상품은 거래 실적에 따라 대출 및 각종 수수료 혜택 등이 연계돼 있어 다른 장점이 많다"고 말한다.
한편 전문가들은 투자 기간을 좀 길게 가져 갈 생각이라면 MMT보다 일반 특정금전신탁 상품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김은정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은 "자금을 3개월 이상 투자할 계획이라면 5.2%가량 수익률이 나는 특정금전신탁으로 운용하는 것이 MMT보다 유리하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