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도시, 순수의 門을 열다 ‥ 라오스 '비엔티안'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비엔티안에서는 비엔티안이라는 지명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는 게 옳다.
비엔티안이 아니라 '웽짠'이라고 해야 사람들이 한발짝 더 다가선다.
'달의 도시'란 뜻의 웽짠에는 라오스 사람들의 자존감이 걸려 있다.
프랑스 식민 시절의 프랑스식 발음을 거부하고,자신들의 원래 발음을 되찾겠다는 소리없는 몸짓을 읽을 수 있는 것.이름을 되찾는 일은 곧 정신을 바로 세운다는 것이며 그것은 또 침략과 식민지배로 훼손된 옛 왕국의 영화를 꿈꾼다는 뜻이기도 하다.
메콩강을 사이에 두고 태국 북동부의 접경도시 농카이와 마주하고 있는 비엔티안은 유장한 물길의 메콩강이나 달의 곡선처럼 유순한 모습이다.
한 나라의 수도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것 같은 도시는 그래서 더 편안한 느낌을 준다.
사람들은 북쪽의 방 비엥이나 루앙 프라방 또는 남쪽의 팍세 등지로 향하기 위해 거치는 도시쯤으로 여기지만 하루쯤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기에 비엔티안만한 곳도 없다.
탓 루앙은 비엔티안과 라오스의 랜드마크 격인 사원이다.
라오스에는 모든 도시와 마을에 탓 루앙이 있는데 비엔티안의 그것이 가장 크고 또 아름다운 탓 루앙으로 손꼽힌다.
원래는 인도에서 석가모니 부처의 갈비뼈와 머리카락 사리를 가져온 세 명의 스님이 조성한 작은 사리탑이었다고 한다.
16세기 세타티랏 왕이 지금의 모양으로 증축했고 20세기 초에도 복원과 보수 공사가 이뤄졌다.
세타티랏 왕의 동상을 지나 사원 안으로 들어서면 거대한 탑이 시선을 압도한다.
사각의 하얀 연꽃 받침대 위에 우뚝한 45m 높이의 중앙탑은 온통 황금칠이 되어 있어 더욱 빛난다.
연꽃 받침대를 빙 둘러 똑같은 모양의 탑들이 중앙탑을 호위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 탑을 시계 방향으로 돌며 탑돌이를 한다.
매년 11월의 탓 루앙 축제 때면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탓 루앙 축제는 라오스 사람들이 평생에 한 번은 참가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 축제.스님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탑돌이를 하며 소원을 비는 순례객들의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비엔티안의 세종로격인 란상대로 한쪽 끝의 빠뚜사이는 라오스의 독립기념문이다.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을 본떠 1960년 올려 세웠다.
공항을 닦기 위해 준비한 시멘트로 지은 건축물이다.
주변은 하루 두 차례 춤추는 음악분수와 꽃밭으로 공원처럼 꾸며 놓았다.
계단을 따라 7층 높이의 빠뚜사이 정상에 오르면 비엔티안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빠뚜사이에서 란상대로를 따라 메콩강변으로 향하면 대통령궁이 있다.
대통령궁 바로 앞에 왓 씨사켓 사원이 있다.
시암(태국)이 침략했을 때 상하지 않고 살아남은 유일한 사원이다.
자연히 비엔티안에서 가장 오랜 건축물이 되었다.
사원 회랑을 따라 가득한 불상들이 볼 만하다.
전체 불상의 수가 1만개를 넘는다.
대통령궁 옆,왓 씨사켓 사원 맞은편에는 호 프라 케오 사원이 자리하고 있다.
탓 루앙 사원과 같은 시대에 세워진 사원으로,특히 태국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들른다.
태국의 왓 프라 케오에 있는 에메랄드 불상의 고향이어서다.
입구쪽 사원 정면에는 팔꿈치를 꺾어 올려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고 있는 불상이 서 있다.
라오스에서 제일 많이 볼 수 있는 형태의 불상이다.
다양한 자세의 청동 불상이 사원을 빙둘러 호위하고 있으며 아직 해독되지 않은 고문자가 새겨진 비석도 여럿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서산 마애삼존불을 떠올리게 하는 마애삼존불 돌조각도 찾을 수 있다.
그 은근한 미소가 복사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태국과 라오스를 잇는 우정의 다리 근처에 있는 왓 시엥 쿠안은 비엔티안 시민들의 휴일 나들이 명소.1950년대 한 스님이 다양한 형태의 불상을 세워두었는데 길이가 50m나 되는 와불이 눈길을 끈다.
비엔티안(라오스)=글·사진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 여행수첩 ]
라오스의 정식 국명은 라오인민민주주의공화국이다.
수도는 비엔티안.국토 면적은 한반도의 1.1배,인구는 540만명.열대몬순 기후 특성을 보인다.
우기인 5∼9월은 후텁지근하고 하루에도 여러 차례 스콜이 내린다.
건기인 10∼4월이 여행하기 좋다.
한국보다 2시간 늦다.
통화단위는 킵.현지공항에서 도착비자를 받을 수 있다.
한국인 비자발급료는 30달러.사진 1장이 필요하다.
베트남항공(02-757-8920)이 인천∼하노이,인천∼호찌민 직항편을 매일 운항한다.
부산에서도 지난 1일부터 하노이행 직항편(월ㆍ목ㆍ토요일) 운항을 시작했다.
비행시간은 인천∼하노이 4시간30분,하노이∼비엔티안 1시간.비엔티안에 거주하는 교민은 350명 선으로 많지 않다.
트랜스아시아투어(02-730-3008),하나투어(1577-1212) 등의 여행사에서 라오스 비엔티안과 베트남 하롱베이 등지를 엮어 꾸민 6일 일정의 라오스 여행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비엔티안이 아니라 '웽짠'이라고 해야 사람들이 한발짝 더 다가선다.
'달의 도시'란 뜻의 웽짠에는 라오스 사람들의 자존감이 걸려 있다.
프랑스 식민 시절의 프랑스식 발음을 거부하고,자신들의 원래 발음을 되찾겠다는 소리없는 몸짓을 읽을 수 있는 것.이름을 되찾는 일은 곧 정신을 바로 세운다는 것이며 그것은 또 침략과 식민지배로 훼손된 옛 왕국의 영화를 꿈꾼다는 뜻이기도 하다.
메콩강을 사이에 두고 태국 북동부의 접경도시 농카이와 마주하고 있는 비엔티안은 유장한 물길의 메콩강이나 달의 곡선처럼 유순한 모습이다.
한 나라의 수도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것 같은 도시는 그래서 더 편안한 느낌을 준다.
사람들은 북쪽의 방 비엥이나 루앙 프라방 또는 남쪽의 팍세 등지로 향하기 위해 거치는 도시쯤으로 여기지만 하루쯤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기에 비엔티안만한 곳도 없다.
탓 루앙은 비엔티안과 라오스의 랜드마크 격인 사원이다.
라오스에는 모든 도시와 마을에 탓 루앙이 있는데 비엔티안의 그것이 가장 크고 또 아름다운 탓 루앙으로 손꼽힌다.
원래는 인도에서 석가모니 부처의 갈비뼈와 머리카락 사리를 가져온 세 명의 스님이 조성한 작은 사리탑이었다고 한다.
16세기 세타티랏 왕이 지금의 모양으로 증축했고 20세기 초에도 복원과 보수 공사가 이뤄졌다.
세타티랏 왕의 동상을 지나 사원 안으로 들어서면 거대한 탑이 시선을 압도한다.
사각의 하얀 연꽃 받침대 위에 우뚝한 45m 높이의 중앙탑은 온통 황금칠이 되어 있어 더욱 빛난다.
연꽃 받침대를 빙 둘러 똑같은 모양의 탑들이 중앙탑을 호위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 탑을 시계 방향으로 돌며 탑돌이를 한다.
매년 11월의 탓 루앙 축제 때면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탓 루앙 축제는 라오스 사람들이 평생에 한 번은 참가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 축제.스님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탑돌이를 하며 소원을 비는 순례객들의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비엔티안의 세종로격인 란상대로 한쪽 끝의 빠뚜사이는 라오스의 독립기념문이다.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을 본떠 1960년 올려 세웠다.
공항을 닦기 위해 준비한 시멘트로 지은 건축물이다.
주변은 하루 두 차례 춤추는 음악분수와 꽃밭으로 공원처럼 꾸며 놓았다.
계단을 따라 7층 높이의 빠뚜사이 정상에 오르면 비엔티안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빠뚜사이에서 란상대로를 따라 메콩강변으로 향하면 대통령궁이 있다.
대통령궁 바로 앞에 왓 씨사켓 사원이 있다.
시암(태국)이 침략했을 때 상하지 않고 살아남은 유일한 사원이다.
자연히 비엔티안에서 가장 오랜 건축물이 되었다.
사원 회랑을 따라 가득한 불상들이 볼 만하다.
전체 불상의 수가 1만개를 넘는다.
대통령궁 옆,왓 씨사켓 사원 맞은편에는 호 프라 케오 사원이 자리하고 있다.
탓 루앙 사원과 같은 시대에 세워진 사원으로,특히 태국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들른다.
태국의 왓 프라 케오에 있는 에메랄드 불상의 고향이어서다.
입구쪽 사원 정면에는 팔꿈치를 꺾어 올려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고 있는 불상이 서 있다.
라오스에서 제일 많이 볼 수 있는 형태의 불상이다.
다양한 자세의 청동 불상이 사원을 빙둘러 호위하고 있으며 아직 해독되지 않은 고문자가 새겨진 비석도 여럿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서산 마애삼존불을 떠올리게 하는 마애삼존불 돌조각도 찾을 수 있다.
그 은근한 미소가 복사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태국과 라오스를 잇는 우정의 다리 근처에 있는 왓 시엥 쿠안은 비엔티안 시민들의 휴일 나들이 명소.1950년대 한 스님이 다양한 형태의 불상을 세워두었는데 길이가 50m나 되는 와불이 눈길을 끈다.
비엔티안(라오스)=글·사진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 여행수첩 ]
라오스의 정식 국명은 라오인민민주주의공화국이다.
수도는 비엔티안.국토 면적은 한반도의 1.1배,인구는 540만명.열대몬순 기후 특성을 보인다.
우기인 5∼9월은 후텁지근하고 하루에도 여러 차례 스콜이 내린다.
건기인 10∼4월이 여행하기 좋다.
한국보다 2시간 늦다.
통화단위는 킵.현지공항에서 도착비자를 받을 수 있다.
한국인 비자발급료는 30달러.사진 1장이 필요하다.
베트남항공(02-757-8920)이 인천∼하노이,인천∼호찌민 직항편을 매일 운항한다.
부산에서도 지난 1일부터 하노이행 직항편(월ㆍ목ㆍ토요일) 운항을 시작했다.
비행시간은 인천∼하노이 4시간30분,하노이∼비엔티안 1시간.비엔티안에 거주하는 교민은 350명 선으로 많지 않다.
트랜스아시아투어(02-730-3008),하나투어(1577-1212) 등의 여행사에서 라오스 비엔티안과 베트남 하롱베이 등지를 엮어 꾸민 6일 일정의 라오스 여행상품을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