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한국인에 대한 석방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인질구출을 위한 군사작전이 시작됐다'는 외신보도에 정부 당국자들이 바짝 긴장했다 오보로 판명되자 가슴을 쓸어내리는 해프닝이 있었다.

로이터통신이 `인질 구출작전 개시'를 긴급뉴스로 타전한 것은 탈레반 측이 설정한 협상시한이 몇 시간 지난 1일 오후 8시41분께.

곧 이어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 알자지라 방송 등이 잇따라 비슷한 기사를 내보냈다.

이에 앞서 아프가니스탄 군이 현지 주민들에게 군사작전을 경고하는 전단을 살포했다는 보도가 있었던터라 사실일 가능성에 상당한 무게가 실렸다.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보도가 나오기 불과 몇 시간 전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과 김장수 국방부 장관 등이 현 단계에서의 군사작전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인질 21명의 목숨이 걸린 중대사안인만큼 가볍게 넘길 수는 없었다.

김장수 장관은 한남동 공관에서 저녁식사를 하다 급히 국방부 청사로 돌아와 사실 확인을 지시했고 청와대와 외교통상부 당국자들도 현지에 파견된 정부 대책반 등 가능한 모든 정보망을 동원해 특이 동향이 있는 지 살폈다.

정부 당국자들은 다소 당황하면서도 "아프간 정부에 군사작전에 동의한 적이 없다.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부인했지만 "좀 더 확인해보겠다"면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했다.

한 당국자는 "가즈니 지역 내에서 다른 군사작전이 시작된 게 아닌가 생각된다"면서 이 사안이 인질들의 안전에 악영향을 미치지나 않을 지 우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독일 dpa통신 등이 `인질구출 작전이 아닌 다른 군사작전'이라고 보도하고 현지 오후 시간에 아프간 산악지형에서 인질 구출작전을 펼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정부 분석까지 나오면서 오보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결국 아프간 주둔 연합군과 아프간 내무부 등의 부인 발언이 보도되고 로이터통신과 AIP 등이 해당 기사를 전문취소한데 이어 "교섭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는 탈레반 대변인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당국자들은 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이귀원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