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일반인들도 우주 관광을 즐길 때가 머지않아 보인다.
얼마 전 인공위성 발사체인 아리안 로켓을 만드는 유럽의 간판 우주항공업체 아스트리움이 준(準)궤도 비행용 우주관광선을 내년부터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첫 상용 비행 목표는 2012년이라고 한다.
준궤도 비행을 통한 우주 관광은 2억원 정도의 비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주관광선은 제트 엔진을 이용해 일반 항공기처럼 이륙한다.
지상 10~12km의 순항 고도에 이르면 로켓 엔진을 점화해 준궤도인 100km 상공까지 올라간다.
아스트리움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미 다수의 벤처회사들이 고도 100km의 준궤도 비행을 준비하고 있다.
준궤도 비행이란 우주 공간에 진입하지만 지구 궤도를 돌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탈출 속도를 내지 못하는 비행을 말한다.
이번 아스트리움의 개발 계획이 시선을 끄는 것은 충분한 재원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세계 굴지의 우주업체가 우주관광선 개발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이미 2004년 미국의 한 민간회사가 제작한 유인 우주선 '스페이스십원(SpaceShipOne)'이 세계 최초로 고도 100km의 준궤도 우주 비행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탑승자는 우주 경계점에 약 5분간 머무르며 무중력 상태를 체험했다.
그리고 이륙한 지 90분 만에 지상의 활주로에 안착했다.
시험 비행에 성공함으로써 상업용 우주 여행의 길을 열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현재 미국의 민간 우주여행업체인 '스페이스 어드벤처스'는 국제 우주정거장을 다녀오는 우주여행 상품을 팔고 있다.
2001년 미국인 사업가 데니스 티토가 최초의 민간 우주여행을 했다.
이후 네 명이 더 차례로 우주 여행을 다녀왔다.
러시아 우주선인 소유즈를 타고 우주정거장을 방문하는 여행자는 약 200억원을 지불해야 한다.
현재 러시아에서 훈련받으며 내년 4월께 국제 우주정거장을 방문할 한국인 우주인도 이 정도의 비용을 지불한다.
우주정거장에서 우주 유영(游泳)을 할 경우에는 추가로 150억원을 더 요구한다.
7~8일 정도의 우주 여행을 위해 지불하는 비용 치고는 너무나 천문학적이다.
일반인들은 감히 꿈도 못 꿀 비용이다.
그러나 저비용의 준궤도 비행은 일반인들에게는 매혹적인 우주관광 상품이다.
요구 비용이 1억~2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이다.
물론 우주 관광의 완전 대중화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지난 주말에는 미국 모자브 우주공항에서 하이브리드 로켓 시험 중 로켓이 폭발해 3명의 엔지니어가 사망했다.
이 로켓은 2명의 조종사와 6명의 승객을 수송할 수 있는 '스페이스십투(SpaceShipTwo)' 우주선용 엔진이다.
아직 상용화와 대중화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대중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로켓으로 만드는 우주관광선의 신뢰성이 그만큼 높아야 한다.
20년 이상 운용한 미국이 자랑하는 유인 우주선인 우주왕복선도 아직 완결성에 있어 높은 신뢰성을 얻고 있지 못하다.
1903년 라이트 형제에 의해 비행기의 첫 비상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누구도 지금처럼 수백 명이 동시에 탑승해 안전하고 안락하게 장거리를 여행할 수 있으리라 상상하지 못했다.
우주 관광도 마찬가지다.
아직 비용이나 기술적 신뢰성,안전성 문제 때문에 상업화에 한계가 있어 보이지만 결국 상상은 현실로 바뀔 것이다.
21세기 들어 우주는 과학 탐험지를 거쳐 관광지로 부각될 것이다.
지금까지 민간인의 우주 관광은 아직 부자들의 잔치에 불과하다.
높은 비용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비용과 기술적 신뢰성 및 안전성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 한 보통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우주 여행을 하는 것은 아직은 시기상조로 보인다.
그나마 일반인들이 준궤도 우주 비행을 즐기는 것은 가시 거리 내에 있는 듯하다.
기술적 측면에서 우주 여행의 대중화 여부는 여행객을 수송하는 높은 신뢰성의 수송 시스템을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로켓은 아직 이러한 신뢰성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도 미래 우주 관광의 상품화 시대에 대비해 로켓 기술 구축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이다.
/한국과학재단 우주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