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기호학파의 '거유(巨儒)'로 불려오다 지난 20일 타계한 화재(華齋) 이우섭(李雨燮) 선생의 장례가 마지막 전국 유림장(儒林葬)으로 치러진다.

29일 이우섭 선생의 부친 월헌(月軒) 이보림(李普林·1902~1972) 선생의 위패를 모신 경남 김해시 장유면 덕정리 월봉서원(月峰書院)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열린 개좌(유림회의)에서 이 선생의 장례를 학문과 덕망이 높은 유학자가 타계했을 때 행하는 유림장 형태의 유월장(踰月葬)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에 따라 지역 유림과 문하생,가족은 유가 선비의 전통적 장례인 유월장 준비에 들어갔으며 다음 달 4일 장례를 거행할 계획이다.

월봉서원은 "일제의 압박으로 선비들의 전통적 장례를 거행하지 못한 이후 가정의례준칙에 따라 장례일을 강제적으로 줄여 유림장이 자취를 감춘 시대에 16일장인 유월장을 고수하는 의미를 되새겨볼 만하다"며 "생전에 양친상을 모두 3년상으로 지내 사라져가는 유림의 법도와 효행을 몸소 실천한 고인의 정신과 덕을 추모하는 이번 유월장 의미는 크다"고 밝혔다.

율곡 이이,우암 송시열,간재 전우,석농 오진영으로 이어지는 영남 기호학맥의 후예인 이우섭 선생은 평생 고향에서 월봉서당을 지키면서 한학을 가르쳤고 2005년 5월 '화재문집(華齋文集·전 27권)'을 출간하는 등 40여권의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빈소는 김해시 장유면 관동리 덕정마을 자택(055-314-2972)에 마련돼 있으며 유족으로는 부인 김문협씨(77)와 홍규(천방농산 부산경남 지사장),광규(천방농산 대표),봉규(중외제약 과장),준규(부산대 한문학과 교수)씨 등 4남3녀가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