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A는 지난달 한국 본사에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를 1만3000대 주문했다.

고유가와 집값 하락 여파로 연비가 좋은 중소형차 인기가 높아지면서 공급이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사로부터 배정받은 물량은 7000여대.

미국에서 엘란트라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얼마 전에는 중부지역 166개 딜러에 엘란트라 재고가 26대에 불과한 일까지 벌어졌을 정도다.

한국 울산공장의 생산량에 한계가 있는데다 미국에서 생산하려고 해도 울산공장 노조의 동의를 얻지 않으면 어렵다.

HMA에 따르면 올 상반기 엘란트라 판매량은 4만9932대.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쏘나타(6만7658대)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

문제는 더 팔고 싶어도 물량이 부족하다는 것.동급 차량의 판매순위는 도요타 코롤라(20만2221대)-혼다 시빅(17만3800대)-포드 포커스(9만6732대) 순이다.

가격은 엘란트라(1만3395달러)가 코롤라(1만4305달러)의 94% 수준인데 환율하락으로 점점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일부 업체들이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할인 공세까지 강화하고 있어 현대차의 입지를 좁게 만들고 있다.

실제 터스틴시의 포드 매장에서는 엘란트라의 경쟁차종인 포커스를 3000달러 이상 싸게 팔고 있다.

옵션을 포함한 가격이 1만7960달러인데 실제 판매가는 1만4428달러로 적혀있다.

더구나 현대차는 환율하락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현재 1000달러 수준인 딜러 인센티브를 다음 달부터 500달러로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렇게 되면 가격 경쟁력이 더욱 약해질 수밖에 없다.

엑센트(국내명 베르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상반기에 1만8926대를 팔았지만 더 이상 판매량을 확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특히 엑센트의 경우 환율 탓에 도요타나 혼다의 경쟁차량보다 비싸졌다.

기본형(권장소비자가격)을 기준으로 엑센트 가격은 1만2665달러로 도요타 야리스(1만2025달러)나 닛산 버사(1만2550달러)보다 비싸다.

상반기 판매순위는 야리스(4만6522대)-버사(3만7802대)-혼다 피트(2만3769대) 순이다.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관계자는 "엘란트라를 미국에서 만들면 경쟁력이 있을 텐데 공장 일감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는 한국 노조의 반발로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에선 불모지에 공장을 세워 한국에서보다 훨씬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국내 노조의 파업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맥이 빠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