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된 한국인 인질 23명 가운데 1명이 피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질 중 8명은 석방돼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州) 내 미군기지로 이송됐다고 서방 관리가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탈레반은 이를 부인했다.

AP통신은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유수프 아마디가 25일 "(한국인 인질 23명 중) 1명을 살해했다"며 "살해된 한국인의 시신을 가즈니주(州) 카라바그 지구 무셰키(Musheky) 지역에 버렸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아프가니스탄 정부 협상단 대표인 와히둘라 무자다디도 AFP통신에 "나는 인질들 중 1명이 탈레반에 의해 살해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AP통신도 현지 경찰이 시신을 찾아 나섰고 26일 새벽 총상을 입은 한국인 인질 시신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 간부인 압둘 라만은 가즈니주 카라바그 지구의 무셰키 지역에서 발견한 이 남성의 시신은 머리와 가슴,배 등에 10발의 총상을 입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아마디는 "아프간 정부가 우리 요구를 듣지 않았기 때문에 인질 1명을 총으로 쏴 죽였다.

앞으로도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추가 살해할 것"이라며 "이는 한국 국민이 한국 정부가 협상에 나서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석방돼 미군기지에 도착한 한국인 8명 중 6명은 여성이고 2명은 남성"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아프가니스탄 정부 당국자는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측에 거액의 몸값을 지불했으며 수감 중인 탈레반 수감자 8명의 석방을 약속했다"고 말한 것으로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정부 당국자도 "피랍자 23명 가운데 8명이 석방돼 안전한 곳으로 이동 중"이라며 "이들의 신병이 인도받는 대로 안전한 곳으로 이송,간단한 건강검진을 실시한 뒤 이른 시일 내에 귀국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마디는 "탈레반은 한국 정부의 8명 석방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면서 석방설을 전면 부인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