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해외투자가 급증하면서 세계 주요 투자기관들이 '차이나 달러'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각 업체들은 특히 'QDII(적격국내투자기관·용어풀이 참조) 자금'을 겨냥,해외 증시투자 중개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QDII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현재 중국 정부가 자국의 은행 보험 증권사 등에 승인한 QDII 자금은 653억달러.이 중 실제 투자된 금액은 10% 안팎에 불과하다.

각 기관이 중국 국내증시의 활황과 위안(元)화 절상,해외투자 경험 부족 등으로 해외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 금융기관들은 중국 금융기관들이 해외증시 투자 기법을 확보한다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판단,관련 사업을 준비 중이다.

크레디스위스은행은 최근 QDII로 선정된 금융기관을 상대로 투자정보 및 자산관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도이체방크 역시 작년 5월 QDII제도가 도입된 이후 해외투자 승인 업체를 상대로 해외증시 공동투자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도이체방크 글로벌마켓본부의 장홍 이사는 "중국계 은행과 공동으로 QDII 펀드 조성에 나섰다"며 "이 시장은 IPO(기업공개)에 버금가는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HSBC 씨티그룹 JP모건 등 주요 투자기관들도 QDII 자금의 투자 중개 사업을 따내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중국은 과도한 외환보유액을 줄이기 위해 QDII 자금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금융감독위원회는 25일 보험사의 해외투자 한도를 자산의 5%에서 15%로 늘리기로 했다.

이로써 중국 보험사가 해외에 투자할 수 있는 돈은 현재 자산(3300억달러)을 기준으로 할 때 약 500억달러로 늘어난다.

JP모건은 2년 내 QDII 자금이 900억달러에 달하고,이 중 500억달러가 해외증시에 투자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은 또 2020년까지는 약 1조5000억달러가 중국에서 빠져나와 각종 금융 부동산 자산에 투자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 차이나의 울리치 대표는 "중국의 해외투자금액은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며 이는 국제 금융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주식시장에도 QDII 자금이 밀려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증권 상하이사무소 최정희 과장은 "중국의 해외투자가 활성화되면 포트폴리오 구축 차원에서라도 한국 증시에 자금이 들어갈 것"이라며 "규모가 어느 정도 될지는 알 수 없지만 한국 금융시장에서 QDII 머니가 큰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QDII 자금이 홍콩 증시로 몰리면서 홍콩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다.

항셍지수는 26일 23,211.69를 기록,중국이 QDII 자금의 해외증시 직접투자를 허용했던 지난 5월 중순 이후 약 15.5% 이상 급등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QDII(Qualified Domestic Institutional Investors):정부의 승인을 얻어 해외투자에 나설 수 있는 금융기관을 뜻한다.

이 자격을 얻어야 해외 주식시장 투자가 가능하다.

작년 4월 도입된 후 지금까지 모두 653억달러의 투자가 허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