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덕 청와대 경제보좌관의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내정으로 증권가의 용산고 파워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용산고 출신은 올 들어 실시된 증권가 주요 인사를 거의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김 금감위원장 내정자는 1950년생,용산고 20회로 금융계 용산고 인맥 중 최고참급으로 꼽힌다.

올 2월 압도적인 신임으로 연임에 성공해 입지를 굳힌 황건호 증권업협회장과 동기다.

김 보좌관의 금감위원장 내정이 '화룡점정'격이지만 용산고 인맥은 이미 증권가 요직에 다수 포진해 있다.

그 아래 기수에는 지난 5월 선임된 김성태 대우증권 사장이 있다.

유시왕 한화증권 고문도 김성태 사장과 동기다.

또 증권가에서 흔치 않은 세 번째 임기를 5월부터 시작한 김우평 SK증권 사장과 재정경제부 관료에서 증권예탁결제원 사장으로 변신한 조성익씨가 그 다음 기수다.

증권계 한 관계사는 "올 들어 실시된 주요 요직에 거의 용산고 출신이 선임됐다"며 "이처럼 두드러진 인맥을 형성한 적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증권가 용산고 인맥의 맏형은 배창모 전 증권업협회장(68)이다.

1980년 대유증권 사장을 시작으로 증권유관기관에 두루 몸 담은 뒤 1998년 협회장을 맡았다.

그는 증권가의 용산고 모임으로 1년에 두세 차례 모이는 '용증회'에도 가끔 얼굴을 비치고 있다.

용산고 약진의 배경을 이해찬 전 총리에게서 찾는 시각도 있다.

한 관계자는 "용산고 출신이 두루 있긴 했지만 이 전 총리가 참여정부 실세로 등극한 뒤 더 두드러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