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지분 100%를 보유 중인 어피니티 파트너스(AEP.이하 어피니티)가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하이마트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어피니티는 또 최대주주로 있는 화장품업체 더페이스샵 매각 작업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UBS증권에서 분할된 아시아계 사모 펀드로 2005년 하이마트와 더페이스샵을 인수한 어피니티가 특유의 영업 방식인 바이아웃(buy-out·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한 후 가치를 높여서 되파는 방식)에 착수한 것.전자 전문점과 화장품업계 선두 업체인 하이마트와 더페이스샵이 매각될 경우 업계 판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이마트 일본 업체 품으로?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이마트 인수 후보로는 일본 전자 전문점들이 거론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양판점 6위권에 있는 베스트덴키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이 업체가 디지털 프라자에 직원을 파견,한국 시장을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있기 때문.

이와 관련,한국경제신문이 후쿠오카에 있는 베스트덴키 본사에 확인한 결과 이 회사 고위 관계자는 "어피니티와 교섭을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어피니티가 우리 외에 야마타덴키와도 협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야마타덴키는 도쿄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일본 양판점 1위사다.

삼성 LG전자 등 제조사들과 롯데그룹 등 유통업체들도 거론되고 있으나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 입장에선 하이마트를 살 경우 경쟁사 제품을 팔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고 롯데 등 유통업체는 업종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어피니티가 또 다른 사모 펀드로 넘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어피니티로부터 통보받은 게 없다"면서도 "재무적 투자자에 매각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어피니티는 2005년 4월 하이마트의 지분 80%와 부채를 각각 4000억원과 3000억원에 인수했고 이후 20%를 추가 매수했다.

하이마트는 지난해 2조1577억원의 매출을 올려 업계 1위다.


◆로레알그룹 더페이스샵 인수,소문 무성

더페이스샵은 글로벌 화장품 그룹인 로레알로의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로레알은 주력 판로인 백화점에서 수입 화장품 라이벌인 에스티로더 그룹은 물론 '설화수'를 앞세운 아모레퍼시픽에도 밀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로레알 파리 등 매스 마켓(mass market)에서도 더페이스샵,미샤 등에 맥을 못 추고 있는 등 반전의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로레알은 간판 브랜드인 랑콤의 지난해 매출(신세계백화점 기준)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 2.8%였고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로레알 브랜드 6개의 전체 매출도 10% 역신장(현대백화점,2006년 말 기준)했다.

한 백화점 구매 담당자는 "로레알이 판로 확보에 고심해 왔다"며 "국내 500여개,해외 150여개 매장을 보유한 더페이스샵이 로레알에는 매력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로레알코리아 관계자는 "로레알은 지금까지 M&A(인수·합병)로 성장해 온 회사"라며 "언제든지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시중에 떠도는 풍문일 뿐 당장 팔 계획은 없다"고 반박했다.

더페이스샵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에 이은 국내 화장품 시장 3위권 업체로 소비자 판매가를 기준으로 지난해 248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어피니티는 2005년 10월 더페이스샵 지분 70.21%를 약 800억원에 사들여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