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름 휴가 대신 그룹 신입 사원 수련회에 참석해 '스킨십 경영'을 펼친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정은 회장에게 올해 휴가 계획을 물으니 내달 초 금강산에서 열리는 정몽헌 회장 추모식과 신입 사원 수련회를 여름 휴가로 생각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별도의 휴가 없이 경영에만 몰두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25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 회장이 평소 임직원의 대소사를 챙기는 등 스킨십 경영에 힘써왔는데 이번에도 그룹 새내기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애사심을 심어주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더구나 정체 상태에 있는 현대건설[000720] 인수 등 현안이 산적한 점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 신입 사원 수련회는 현정은 회장이 최고경영자에 오른 2004년부터 격년제로 열리고 있으며 올해는 홀수해라 당초 예정에 없었지만 회장의 특별 지시로 실시하게됐다.

8월 3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금강산에서 실시되는 이번 수련회는 현대상선을 포함해 전 계열사 사장단 및 그룹 신입 사원 270여명이 참가하며, 8월 4일에는 현지에서 임직원과 함께 고 정몽헌 회장에 대한 조촐한 추모식을 통해 고인의 넋을 기릴 예정이다.

현 회장은 지난해 정몽헌 회장 추모일에 금강산에서 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대규모 행사를 벌였던 것과 달리 올해는 언론도 초청하지 않고 내부 행사로만 치르면서 임직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유대 강화에 힘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올해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011200]의 영업실적이 예상외로 좋은데다 남북 관계의 화해 분위기를 타고 내금강 관광 활성화 등 대북 사업이 순조롭게 풀리고 있어 마음이 한결 가벼운 상황이다.

현대그룹측은 "현 회장은 밖으로 내세우기 보다는 조용히 내실을 다지는 최고경영자"라면서 "매년 수능 때마다 임직원 자녀에게 선물을 하는 등 보이지 않는 스킨십 경영으로 직원들의 애사심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