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선수로 사상 처음 메이저대회 챔피언이 될 수 있을까.

최경주(37·나이키골프)가 19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카누스티GL(파71)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 1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로 공동 8위에 오르는 선전을 했다.

선두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는 4타차다.

최경주가 첫날 '톱10'에 들면서 우승경쟁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최근 '메이저급 대회'인 메모리얼토너먼트와 AT&T내셔널에서 우승을 거두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최경주는 지난해까지 브리티시오픈에 일곱 번 출전해 공동 16위(2004년)를 한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다.

메이저대회에서는 2004마스터스에서 3위를 한 것이 자신의 최고 성적.한국선수 가운데 브리티시오픈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는 허석호로 지난해 공동 11위를 차지했다.

현지시간 오전 7시36분에 티오프한 최경주는 1번홀(파4)부터 버디를 낚으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3,4,6번홀 버디로 단숨에 리더보드 맨 윗자리에 자리잡았으나 그 이후 버디 1개를 추가하는 데 그친 반면 보기 3개를 범하며 2언더파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

최경주는 첫날 페어웨이 안착률 80%,그린 적중률 72.2%,퍼트 수 29개 등 세계랭킹 12위다운 기량을 뽐냈다.

최경주는 "욕심 부리지 않고 현재의 페이스를 마지막까지 지켜간다면 내게도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51년 만에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이글 1개,버디 3개,보기 3개로 2언더파 69타를 쳤다.

플레이에 기복이 있었지만 최경주와 같은 8위로 무난한 출발이다.

우즈는 6번홀(파5·길이 578야드)에서 뒷바람 덕분에 7번아이언으로 2온을 한 뒤 5m 이글퍼트를 성공했지만,또 다른 파5홀인 14번홀(514야드)에서는 칩샷이 토핑되면서 파에 그치기도 했다.

길이 248야드에 달하는 16번홀(파3)에서는 무려 30m거리의 버디를 뽑아내는 등 황제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프로데뷔 연도인 1999년 이곳에서 열린 대회에서 첫날 89타를 친 가르시아는 그립 끝이 배꼽에 닿는 '벨리 퍼터'를 들고나와 선두에 나섰다.

버디 7개를 잡고 보기는 1개 범하며 6언더파 65타로 2타차 단독 선두다.

8년 전과는 24타나 차이가 난다.

'장타자' 이원준(22·LG전자)은 공동 60위,양용은(35·테일러메이드)은 공동 78위에 올라있다.

두 선수는 2라운드 후 공동 70위까지 주어지는 3,4라운드 진출권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첫날 바람이 비교적 덜 불고 날씨도 온화한 때문이었는지 언더파 스코어를 낸 선수가 24명이나 됐다.

80타대 이상 친 선수도 8명에 달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