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더 이상 어떤 장소에 묶이지 않는다.

주로 대도시 안에 연결점을 갖고 있지만 지방으로도 뻗어나가며,대륙을 넘어서까지 영향을 미치는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그것은 다양한 의사소통 채널을 통해서 아이디어,프로젝트,잠재적인 공동체,주제에 관련된 플랫폼들을 모아서 엮어놓은 양탄자와 같다.'

이들은 누구인가.

독일 경제학자 홀름 프리베와 웹저널리스트 사샤 로보는 이들을 '디지털 보헤미안'이라 부른다.

두 사람은 저서 '디지털 보헤미안'(두행숙 옮김,크리에디트)에서 이들이야말로 21세기를 지배할 새로운 종족이며 창조의 시대를 열어갈 주역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제각기 다양한 개성을 지녔다.

공통점은 불확실한 것을 향해서 늘 새롭게 출발한다는 것,새로운 형태의 일을 놀이하듯 즐기면서 창의적으로 '시험'한다는 것이다.

직장 때문에 불안해 하지도 않고 특정 공간에 얽매이지도 않는다.

이들은 자신이 운영하는 웹사이트나 블로그를 통해 돈을 벌고 대기업으로부터 프로젝트를 지원받거나 아이디어를 팔기도 한다.

그야말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그로부터 파생되는 유ㆍ무형의 재산을 축적하고 판매하며 생을 풍요롭게 구가한다.

이들은 사람을 서로 연결시키는 것의 부가가치를 잘 안다.

특히 웹 2.0의 발달은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더 넓고 강력하게 묶는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디지털 보헤미안들은 디지털 디바이스를 이용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소셜 네트워킹을 시도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들의 소득 원천을 네 가지로 설명한다.

'주목'과 '창의성'이라는 상품으로부터 벌어들이는 것,소규모 제조업을 인터넷 유통과 결합해 벌어들이는 것,온라인 경매나 주문 제작 등 가상 공간에서 이뤄지는 서비스를 통해 벌어들이는 것.

그래서 이전 시대의 '아날로그 보헤미안'은 최소한의 생존을 이어가며 가난하게 살았지만 디지털 보헤미안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결론적으로 '자신의 희망대로 삶을 경영하고 기술의 축복과 최신식 의사소통 기술로 활동 폭을 넓혀나가는 디지털 보헤미안들의 생활은 위험하지만 유망하고 우리 사회의 트렌드를 바꾸는 동력이자 미래 리더의 핵심 요소'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자,울지 말고,일을 하라!" 364쪽,1만5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