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이후 계속되고 있는 외국인 매도공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는 견조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의 수급구조가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박병연기잡니다. 지난달 이후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5조원에 이르는 엄청난 물량을 팔아치웠습니다. 하지만 이 기간 중 코스피 지수는 12%나 상승해 2000 포인트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주 들어서는 지난 19일까지 사흘 연속 순매도에 나서며 1조7천억원 가량의 매물을 쏟아냈지만 지수는 1.2% 하락에 그쳤습니다. 지난 2004년 4월 외국인이 1조5천억원 가량의 매물을 쏟아낸 이틀간 코스피 지수가 4.3%나 급락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이처럼 약화된 것은 국내 증시의 수급구조가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재테크 패러다임이 저축에서 투자로 바뀌면서 매일 2000억원 안팎의 자금이 주식형 펀드로 유입되고 있고, 주식 매수 대기자금인 고객 예탁금도 15조원을 웃돌고 있습니다. 이처럼 주식에 대한 수요는 느는데 공급은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국내 상장사들은 적대적 M&A 방어를 위해 올해 4조7천억원에 이르는 자사주를 사들였고, 지주사 전환을 위해 계열사 지분을 사들이는 기업도 늘고 있어, 유통주식은 계속 증발하고 있습니다. 결국 외국인이 웬만큼 팔아서는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구조라는 이야깁니다. 외국인이 단기간에 국내 주식을 대거 처분하면서, 조정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부 나오고 있지만, 매도 규모가 더 이상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시장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이 매도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은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조정에 대비해 차익실현과 포트폴리오 조정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조만간 IT, 금융주 등을 중심으로 재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WOW-TV NEWS 박병연입니다. 박병연기자 by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