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완성車 업계에 월간 2억개 납품
화성 신공장 이전으로 공격경영 시동
자동차 한 대를 만들기 위해 소요되는 부품은 약 2만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車 개별 부품들을 서로 연결해 자동차 한 대를 완성하는데 무려 4000개의 볼트와 너트가 들어간다.
자동차 조립공장에서 '드르륵'하고 들리는 굉음은 대부분 너트와 볼트를 박는 소리다.
개별 부품이 아무리 훌륭해도 너트ㆍ볼트 등 파스너(Fastener)가 없으면 별무소용이다.
1974년 조그만 너트 공장에서 시작해 34년간 너트 한 우물만을 파온 (주)풍강(대표 김창진ㆍ염이용 www.pungkang.co.kr)은 지난해 446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40억원을 기록한 알짜 기업.GM대우와 현대차,기아차,쌍용차,르노삼성,타타대우 등 6개사 64개 완성차 모델(상용차 제외)에 700여개의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이들 업체에 공급하는 물량은 월간 2억개가 넘는다.
(주)풍강은 특히 GM대우가 전체 사용하는 너트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전체 매출액에서 GM대우의 매출의존도는 23%, 현대ㆍ기아차 17%를 점유하고 있고, 르노삼성과 타타대우의 경우 소요너트 100%를 (주)풍강이 공급하고 있다.
또한 현대, 기아, 대우 등 1차 협력업체에 대한 매출비중이 40%에 이르러 완성차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전용부품업체들과는 차별화된 안정적 수익실현이 가능한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2003년도부터는 현대차 1차 협력업체에 대한 영업력을 강화한 결과 2004년도 협력업체 매출이 급신장했다.
현재 울산,대구,영천지역의 현대차 1차 협력업체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2003년 3.2%에서 지난해 9.1%로 껑충 뛰었다.
겉보기엔 너트를 만드는 게 단순해 보여도 포징,태핑,로킹,열처리,도금 등 6~7개 공정이 소요된다.
이는 자동차 부위마다 다른 모양과 크기의 너트가 필요한 데다 특히 차량이 고급화될수록 안전도를 위한 부품의 정밀도와 내식성이 강화된 도금기술 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주)풍강의 너트는 냉ㆍ열간 단조방식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
절삭이나 주조에 비해 월등한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단조공법의 경쟁력은, 정밀한 부품을 2차 가공없이 직접단조생산해내는 데 있다.
직접단조방식은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도 가격경쟁력을 높임과 동시에 품질과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주)풍강 생산라인 구석구석에는 불혹(不惑)을 앞둔 지혜가 그대로 녹아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일반 시중용 및 건설용 너트는 비교적 정밀도가 낮지만,자동차 부품에 쓰이는 너트는 강도와 재질,치수 등의 품질기준이 엄격해 완성도와 정밀도에 심혈을 기울인다.
자동차 부위별로 각기 다른 너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수백종에 달하는 너트를 개별 제작하고 분리 보관하는 것도 너트업체가 갖춰야 할 필수 경쟁력.(주)풍강은 이를 위해 지난해 첨단 생산 및 물류시스템을 구축한 화성 신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화성 신 공장은 창사 이래 최대 프로젝트다.
대지 3만7397㎡,건평 2만1034㎡ 규모로 최적의 설계에 의한 생산라인 및 첨단 물류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달 말 이전이 완료되면 지금보다 생산능력이 무려 60%나 높아진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 마케팅을 더욱 확대하고 완성차 업계의 글로벌소싱에 적극 참여해 해외시장도 개척해 나가겠다는 각오다.
신 공장 확보에 이어 지난 6월엔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하기도 했다.
(주)풍강이 조마조마한 경제현실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공격경영'을 선택하고 나선 것은 오랜 경험에서 배어나온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공장을 지어 수주량 증가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단가를 더욱 낮추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숙원이었던 신 공장 이전을 계기로 2년 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주)풍강의 성장 속도가 한층 빨라지고 있다.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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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김창진 대표
"한솥밥 경영으로 名品 너트 제조"
"너트시장은 파이가 작아 대기업이 욕심을 내지 않지만 그럼에도 수요는 꾸준히 발생하는 분야입니다.
중소업체가 달려들 만한 매력이 있었지요.
기술만 있으면 수요자 위주가 아닌 공급자 위주의 시장에서 충분히 생존할 수 있는,이른바 '틈새시장'이라는 확신이 맞아 떨어졌습니다."
경기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김 대표는 1974년 창업 후 지난 34년 동안 (주)풍강을 이끌며 너트 생산이라는 한 길을 걸어왔다.
그에게는 집에서 잠자는 시간보다 현장에서 일하는 시간이 더 행복했고,너트를 만드는 기계 소리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선율로 들렸다.
김 대표는 "반평생을 자동차용 너트 생산에 바쳐 왔다"며 "이젠 증시에서도 회사 가치를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경쟁업체와 함께 국내 자동차용 너트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주)풍강은 최근 코스닥에 입성하며 재도약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사실 상장하면 외부 간섭이 많아지게 마련이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주위에서 대부분 회사 운영이 잘 되는데 굳이 상장할 필요가 있느냐며 말렸지만 상장을 통해 회사를 더 크게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설립 이래 지금까지 '한솥밥 경영'을 모토로 삼고 있다.
그게 경영진과 종업원이 한식구가 되도록 만드는 동인이 된다는 믿음에서다.
"결국 고품질도 회사와 구성원이 공동체라는 주인의식에서 나옵니다.
직원들이 단순히 너트만 만든다고 생각하면 자칫 품질 관리에 소홀해지기 십상이지요.
세계적인 명차도 결국 너트 한 개 한 개에서 출발한다는 의식을 다져 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