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는 "국민연금은 (은행지분을 인수하더라도) 대주주로서 필요한 의결권만 행사할 뿐 70여명에 불과한 기금운용본부 인원을 갖고 어떻게 은행을 경영할 수 있겠느냐"며 "은행을 지배하려는 것은 아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이어 "연금기금과 가입자를 위해 다른 좋은 물건(은행)이나 인수합병(M&A)건이 나오면 인수하겠다"며 론스타가 대주주인 외환은행 인수에도 관심을 드러냈다. 우리금융지주든,외환은행이든 대주주 지분인수를 추진하되 이를 위탁 경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이 기자 간담회에서 "연금기금이 금융회사를 지배할 목적이 아니라 투자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인수하는 문제는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국민연금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변재진 장관이 수 차례 경영권 인수를 전제로 한 전략적 투자자(SI)로서의 투자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는 다른 입장이어서 정부 내에서 연금의 은행 인수를 둘러싼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 지배구조(의사결정체계)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기금 규모가 커지면서 현 체제가 미흡하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졸속으로 결정되면 곤란하다"며 기금운용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경제 부처들의 움직임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