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한국경제신문이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 시상제도를 신설했다.

이는 최악의 경영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소 수출업체들의 사기를 북돋워 '국민소득 3만달러'와 '무역 1조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서다.

16일 김영주 산자부 장관과 이희범 무역협회 회장,이계민 한국경제신문 주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열린 1회 수상자로는 수산중공업의 정석현 회장과 슈프리마의 이재원 사장이 선정됐다.


◆ 수산중공업 정석현 회장 "유압브레이커 美ㆍ中 등 10여개국서 1위"

1984년 설립된 수산중공업은 유압브레이커로 세계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한국의 대표적인 중견 수출업체다. 정석현 회장이 대표로 부임한 때는 2004년. 외환위기 이후 법정관리 상태에 처한 회사를 인수하면서부터다.

정 회장이 찾은 돌파구는 수출이었다. 먼저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주력 제품인 유압브레이커를 들고 중동 남미 유럽을 뛰어다닌 것. 뛰어난 기술력 덕분에 성과는 곧 나타났다.

2004년 2396만달러 수준이던 수출액은 이듬해 3151만달러로 31.5%나 늘었다. 2006년 들어 환율 상황은 더욱 악화됐지만 수출액은 3870만달러로 22.8%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5월까지 1998만달러를 수출해 작년 동기보다 27.1% 신장했다. 중국 미국 네덜란드 등 10여개국에서는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정 회장은 "해외 시장 개척에 주력해 전 세계 90여개국에 125곳의 딜러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며 "현재 세계 5대 유압브레이커 업체로 발돋움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최악의 경영여건 속에서도 수출을 늘릴 수 있었던 첫 번째 요인으로 기술력을 꼽았다. 실제 수출 1등 공신인 SB시리즈 유압브레이커는 2003년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된 제품이다. 수산중공업은 지난 4월 선보인 후속 모델 SQ시리즈를 통해 또 다시 '대박' 사냥에 나섰다.

◆ 슈프리마 이재원 사장 "'강소기업' 정평…지문인식 기술 세계 수준"

슈프리마는 '작지만 강한 기업'의 전형이다.

전체 직원이 28명에 불과한 중소기업이지만 이들이 만들어 내는 지문인식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슈프리마가 태어난 해는 2000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지능형 차량시스템을 연구하던 이재원 사장(사진)이 회사를 박차고 나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서울공대 삼성전자 출신 연구인력들과 손을 맞잡고 설립했다.

후발주자로 지문인식 업계에 뛰어든 슈프리마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놀라운 '뒷심'을 발휘하며 선발업체들을 속속 따라잡았다.

결정적인 계기는 2년마다 열리는 '세계 지문인식 알고리즘대회(FVC)'였다.

2002년 대회에서 설립 2년 만에 아시아권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것. 벤처 거품이 막 꺼질 때 창업한 탓에 겪은 설움이 한순간에 해소되는 순간이었다.

슈프리마는 이어 2004년과 2006년 대회에선 해외 유수기업을 제치고 연거푸 세계 1위에 올랐다.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갖춘 지문보안 업체란 사실은 해외에서 먼저 알아줬다.

2002년 미국 바이어와 첫 수출계약을 맺은 지 5년 만에 지문인식 모듈을 수출하는 나라가 100개를 넘어섰다.

2005년 이후에는 수출물량이 매년 두 배 이상 불어날 정도로 탄력이 붙었다.

특히 지문인식 모듈 시장에선 세계 판매 1위에 오른 상태다.

올해 매출 목표는 130억원. 현재 전체 매출의 80%를 수출을 통해 해외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