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방위적인 사업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다.

각 계열사의 구조조정 노력에 더해 M&A 모멘텀까지 더해지면서 그룹 관련주들이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 M&A 모멘텀 '장착'

지난 13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거래량이 대폭 늘어나며 6% 넘게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기대감이지만, 구조조정에 대한 강한 의지와 M&A 모멘텀이 부각되며 매기가 몰리는 모습이었다.

일부에서 삼성전자를 겨냥한 칼 아이칸 등 외국계 헤지펀드의 적대적 M&A 가능성이 제기된데다, 삼성그룹 스스로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M&A의 주체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로 최근 삼성SDI가 모바일 디스플레이 사업 강화를 위해 비오이하이디스 인수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때 시장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교보증권 김영준 연구원은 16일 분석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M&A 이슈는 실현 여부를 떠나 투자심리에 긍정적"이라면서 "하반기 실적 기대감과 더해지며 추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의 김영각 연구원도 "삼성전자가 M&A라는 새로운 촉매를 확보하게 됐다"고 판단한 가운데 "이는 미국 등과 같이 한국 증시도 M&A 이슈를 통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고 덧붙였다.

◆ 사업 구조조정..SDI에 기회요인?

실적발표 후 삼성전자는 반도체 총괄 황창규 사장이 메모리 사업부장에서 물러나는 등 반도체 및 LCD 사업에 대한 특단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간판급 인사인 황창규 사장에 대한 인사조치는 매우 이례적이고 파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그만큼 삼성전자의 변화 의지가 강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며 22분기래 최악을 기록하면서 부진의 주요 원인인 반도체 부문에 대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디스플레이 사업 역시 현재의 업황으로 볼때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그룹내 수익성과 경쟁력이 가장 취약한 삼성SDI가 회복의 기회를 맞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미래에셋증권 이학무 연구원은 "북미시장에서 55인치 이상 대형 PDP TV가 성능이 떨어지는 프로젝션TV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면서 "평면 TV 시장에서 전세계 1위인 삼성전자의 입장에선 55인치 이상 PDP 패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의 PDP 부문과 더욱 밀착된 관계를 조성하거나 아예 사업을 넘겨받을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중소형 LCD 사업 부문 역시 삼성SDI의 MD 사업부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룹내 구조조정의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16일 삼성SDI는 PDP 사업과 AM OLED 사업을 총괄하는 디스플레이 사업부를 신설하고, 본사 조직을 슬림화하는 등의 조직 개편을 단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김재욱 삼성전자 기술총괄 소속 사장이 삼성SDI 기술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 지배구조 개편..삼성물산 위상 강화

삼성그룹을 둘러싼 또하나의 이슈는 지배구조 재편 가능성이다.

대기업들의 지주사 체제 전환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그룹도 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갖가지 시나리오들이 등장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이 현실화될 경우 가장 눈길이 가는 계열사론 삼성물산이 꼽힌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그룹의 지배구도 재편시 삼성물산이 중핵 기업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어떤 방식의 구도 재편이 이루어지더라도 삼성전자의 지분을 보유 중인 삼성물산의 위상이 크게 강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역할 확대가 예상되는 반면 그룹 차원에서 확보하고 있는 삼성물산의 지분이 안정적 경영권 유지에 부족한 수준이란 점에서 자사주 매입 가능성 등도 제기되고 있다.

대신증권 정연우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아직도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면서 매수 의견에 목표주가를 5만5500원에서 6만46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에도 미래에셋증권이 삼성그룹의 구도 재편 이슈는 내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라며 삼성물산의 목표가를 6만4800원으로 올린 바 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