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김한길 공동대표가 12일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제3지대 신당 창당에 합류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열린우리당의 해체 문제를 놓고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과 통합민주당 박상천 공동대표가 날선 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김 대표가 '제3의 길'을 제시한 것이어서 제3지대 신당론에 탄력이 붙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통합에 시간이 촉박한 만큼 통합민주당이 제3지대에서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의원들 및 시민사회세력과 함께 대통합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단 당 해체를 거부한 열린우리당을 제외한 채 당을 탈당한 '대통합추진모임' 소속 의원들과 신당 창당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의미다.

김 대표의 기득권 포기에 대해 "대통합을 위해 탈당까지 불사하겠다는 뜻"이라는 얘기도 나왔지만 본인 스스로 "탈당 선언이나 통합민주당 해체 주장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듯이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그보다는 대통합이 이뤄질 경우 대표직 등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를 통해 대통합에 다소 미온적인 박 대표와 열린우리당 정 의장을 압박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특히 당내 동요를 차단하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는 것 같다. 실제 대통합파 의원 일부가 다음 주 집단탈당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서다. 대통합파가 주장해 온 '기득권 포기'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대통합 흐름에 적극적 합류를 선언함으로써 탈당 흐름을 제어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열린우리당의 기획탈당 움직임을 견제하려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