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심판원이 론스타가 제기한 스타타워(현 강남파이낸스빌딩) 매각차익에 대한 불복 심판청구를 기각한 것은 예상됐던 일이다.

지난해 심판 청구 때부터 외국계 투기자본에 대한 국민정서가 부정적이라는 점,국세청의 과세의지가 강하다는 점에서 '결론이 난 게임'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독립기관인 국세심판원이 청구를 기각함에 따라 국세청은 과세 논리 싸움에 있어 론스타보다 유리한 고지에 섰다.

또 이번 결정은 론스타가 최근 매각한 극동건설 스타리스 등에 대한 국세청의 후속 과세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는 국세심판 결과에 불복키로 해 이번 건은 행정소송까지 가서 결말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청 과세 정당" 인정

국세심판원이 이날 기각한 3건은 론스타가 스타타워 매각차익과 관련,부과된 1017억원에 대한 불복청구건으로 론스타가 낸 25건 중 핵심이다.

론스타는 2005년 세무조사를 거쳐 1400억여원을 부과받은 뒤 지난해 1~6월 25건의 심판을 청구했다.

사건의 핵심은 이렇다.

론스타는 2001년 벨기에에 설립한 스타홀딩스를 통해 스타타워 지분 100%를 6200억원에 산 뒤 2004년 싱가포르투자청(GIC)에 9000억원에 팔았다.

2800억원을 벌어들인 론스타는 세금을 전혀 내지 않았다.

주식 양도차익의 경우 세금은 내지 않는 점을 이용해 스타타워라는 부동산 대신 스타타워 주식을 매매하는 형식을 취했기 때문.또 스타타워를 매매한 스타홀딩스는 벨기에 회사로,한·벨기에 조세조약에 따라 부동산 양도차익이라 하더라도 과세할 수 없다는 점을 이용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2005년 6개월간의 세무조사를 거쳐 1400여억원을 매겼다.

국세청은 "스타타워 주식은 실질 가치가 부동산에 기반하므로 론스타가 거둔 차익은 부동산 양도차익"이라고 판단했다.

또 "스타홀딩스는 도관회사이고 실질 매매주체는 미국 론스타 본사"라며 한·미 조세조약을 적용했다.

한·미 조세조약에는 부동산 양도차익은 원천지국(한국)이 과세할 수 있다.

국세심판원은 1년여에 걸친 조사·심리를 거쳐 국세청의 손을 들어줬다.

국세심판원은 조만간 나머지 22건에 대해서도 결정을 내놓을 계획이다.

◆론스타 불복…행정소송 제기

1년여 만에 국세심판원의 결정이 나왔지만 론스타가 즉각 항소 의지를 밝혀 스타타워 매각차익 과세 문제는 최종적으론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론스타는 이날 내놓은 자료에서 "한국 법원에 다시 항소할 계획"이라며 "스타타워 지분을 매각한 벨기에에 있는 론스타 계열회사는 벨기에에 세금납부 의무가 있으며 한국에 납세 의무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심판이 늦춰지면서 론스타가 내야 할 세금도 불어났다.

납부기한까지 세금을 내지 않으면 3%의 가산금에다 납부기한 경과일부터 매월 1.2%씩 중가산금이 추가된다.

1400억원을 기준으로 가산금 42억원에 매달 중가산금 16억8000만원이 추가로 늘어나는 만큼 론스타에 대한 세금은 16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