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개인비리 혐의로 현대를 떠났던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이 독자적인 대북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3일 통일부에 따르면 김 전 부회장이 대북사업을 위해 작년에 설립한 ㈜아천글로벌코퍼레이션(이하 아천글로벌)은 지난달 21일 북측으로부터 동해선 육로를 통해 철갑상어 531㎏을 반입하는 가 하면 개성공단에도 진출했다.

철갑상어 반입은 아천글로벌의 첫 사업으로, 김 전 부회장의 최측근이자 현재 아천글로벌의 부사장인 육재희 전 현대아산 상무가 지난달 18∼20일 금강산을 방문해 반입 문제를 최종 논의했다.

김 전 부회장은 오는 5일 퇴임 이후 처음으로 금강산을 방문, 북측과 추가 반입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북측 파트너는 수산물 사업을 담당하는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산하 개선총회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부회장은 현재 북측으로부터 모래 반입 사업도 적극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김 전 부회장은 지난달 19일 직접 개성을 찾았고 조만간 육 전 상무가 추가 협의를 위해 개성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부회장이나 육 전 상무가 개성이나 금강산에서 교역사업 실무진 외에 북측 고위당국자를 만났거나 만날 예정은 현재로선 잡혀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김 전 부회장은 농수산물 교역으로 방북 승인을 받았으며 방북 목적에 맞게 협의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김 전 부회장은 지난 3월 평양을 방문해 최승철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만나 수산물 및 모래의 반입과 아천글로벌의 평양 및 개성사무소 개설, 북한 노동자의 해외 인력송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바 있다.

아천글로벌은 이와 함께 최근 진행된 개성공단 1단계 부지 2차 분양에 참여해 상업 업무용지 3필지 가운데 1곳(423평)을 4억1천500만원에 낙찰받아 지난달 말 한국토지공사와 계약까지 마쳤다.

상업 업무용지에는 상가건물이 들어서 식당이나 커피숍 등 근로자 편의시설이 입점하게 되지만 아천글로벌이 어떤 용도로 사용할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천글로벌의 개성사무소가 마련될 가능성도 높다.

김 전 부회장의 이 같은 본격적인 대북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장기적으로 현대아산과 경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지만 당장은 가능성이 희박하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김 전 부회장은 정주영-몽헌 부자의 신임아래 현대아산의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사업 등 대북경협 사업을 주도했으나 개인비리 혐의가 불거지면서 불명예 퇴진한 뒤 작년에 아천글로벌을 설립, 독자적인 대북사업에 뛰어들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