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이 2일 국회 법사위를 통과함에 따라 몸집을 키우려는 증권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국내외 다른 금융회사 지분을 취득하거나 자기자본을 늘려 투자은행(IB)으로 탈바꿈하려는 게 목표다.

주요 증권사들은 자통법 통과를 계기로 글로벌화와 대형화를 적극 추진,선도 업체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이날 증권주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증권업종지수는 9.52%나 오른 4195.17을 기록했다.


◆국내외 금융회사 인수 가속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외 타 증권사 지분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브릿지증권이 주도하는 골든브릿지 컨소시엄은 유상증자를 통해 베트남 하이퐁증권 지분 24.8%를 인수,최대주주로 경영에 직접 참여키로 했다.

브릿지증권 측은 "이번 계약으로 하이퐁증권과 함께 실시간 온라인 주식 매매,양국 기업의 증권거래소 교차 상장,다국적 기업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이퐁증권은 베트남에서 영업 중인 55개 현지 증권사 가운데 '빅3'로 평가되고 있으며 호찌민과 하노이 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베트남 증권사에 대한 외국 자본의 경영 참여는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증권도 덩치를 키우고 IB부문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국내외 금융회사 인수·합병(M&A)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IB부문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대형화가 필수적이어서 국내외에서 전략적 제휴나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과 상호 보완관계에 있는 회사가 유력한 인수 후보며 창투사나 IB에 강점을 가진 중국 금융회사 등이 인수 대상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 증권사 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베트남에서도 현지 업체와 합작증권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한화증권은 카자흐스탄 현지 증권사 겸 자산운용사인 세븐 리버스 캐피털(SRC) 지분 50%를 신주인수 방식으로 취득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키움증권도 중국 사우스차이나증권과 제휴,온라인증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주도 업종으로 부상

자통법의 국회 법사위 통과로 이변이 없는 한 이 법안의 본회의 처리가 확실시됨에 따라 이날 증권주들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자통법이 통과되면 업무 영역이 크게 확장되는 증권사들이 최대 수혜주가 되기 때문이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5대 증권사의 올 순이익은 1조8370억원으로 작년보다 65%나 늘어날 전망"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대신증권이,중장기적으로는 지급결제 허용에 따라 계열 금융회사와 시너지효과가 기대되는 삼성증권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M&A 재료를 갖고 있는 우리투자증권,거래대금이 늘어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대신증권과 키움증권,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서 강점을 가진 동양종금증권 등을 매수할 만하다"고 추천했다.

김남국/백광엽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