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ㆍ밀폐된 실내, 바이러스 감염확률 높아

목 답답하면 따뜻하게 하고 바깥바람 쐬야

[건강한 인생] 여름감기 더 무서워~
여름철은 겨울철 못지않게 기침 감기 등 호흡기 질환이 빈발하는 시기이다.

에어컨 사용을 위해 창문을 닫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환기상태가 불량해지는 것이 근본 원인.실내공기 냉각과정에서 낮아진 습도로 인해 피부점막이 건조해지고,급격한 온도차로 인한 면역력 저하로 바이러스 같은 미생물 증식에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는 탓이다.

특히 여름철 호흡기 질환은 사람과의 접촉기회가 잦은 휴가지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즐거워야 할 시간을 악몽으로 만들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내공기 안그래도 심각

여름철 실내공기는 겨울철보다 훨씬 깨끗할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1~2시간만 밀폐되면 계절과 상관없이 외부의 신선한 공기에 비해 오염도가 20∼200배 정도까지 금세 높아진다.

포름알데히드 석면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이산화질소 오존 미생물 담배연기 등 대표적인 오염물질이 실내 내장재 등에서 끊임없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주택은 물론 학교나 관공서 등 공공시설에서는 건물 특성에 맞는 환기시설을 완비하고 적정한 환기 수준을 유지하는 데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김윤신 한양대 산업의학과 교수는 "시대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습관과 인식부족 등으로 전 국민의 30% 이상이 호흡기 관련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시간마다 실내공기 환기를

가뜩이나 오염물질에 시달리던 신체가 에어컨 가동으로 인해 온도차가 5~8도 이상인 환경에 오래 노출된다면 이상증세가 나타나는 게 당연.자율신경계의 생체조절기능이 저하된 결과다.

혈관의 급속한 수축으로 뇌와 위장 등 주요기관의 혈액순환에 장애가 일어나는가 하면 감기에 자주 걸리고,목이 답답하거나 가래가 낀 것 같은 증세도 나타난다.

흔히 '냉방병'이라 불리는 이 증세는 항상성(신체를 정상상태로 유지시켜 주는 능력) 유지를 빨리 못하는 어린이나 노약자들에게는 피로 소화불량 두통 등의 증세를 동반하기도 한다.

이때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바깥 바람을 쐬면 증상이 상당히 호전된다.

문제는 밀폐된 실내환경탓에 바이러스나 세균 곰팡이 등 미생물 감염확률도 높아진다는 점이다.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이 에어컨을 통한 레지오넬라균 감염이다.

고열 오한 기침 근육통 등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실내 온도를 25도 내외로 유지하되 1시간마다 환기를 시켜 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 가습기를 함께 사용해 50% 정도의 습도를 유지시켜 줘야 한다.

정기적인 에어컨 필터 소독 청소도 필수다.

◆억지로 코풀면 되레 부작용

어린이 감기도 빼놓을 수 없는 고민거리다.

면역력이 약한 만큼 외부 노출 횟수가 잦아지면서 발병률도 높아진다.

특히 어린이 감기는 다른 질환과 동시에 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확한 진찰을 받아야 한다.

열감기는 일단 미지근한 물로 온몸을 마사지하듯 닦아주며 열을 떨어뜨리는 게 좋다.

하지만 5세 미만 어린이는 고열이 지속되면 경련을 일으킬 위험이 있으므로,해열제로 열을 떨어뜨린 후 병원을 찾아 발열의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야 한다.

특히 목감기로 기침이 심하면 소금물로 가글을 해주거나 습도를 높이고 수분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찬 음식은 오히려 설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콧물은 세균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일종의 자연치유 작용이므로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코를 세게 풀면 상처 등으로 세균에 노출되기 쉬워진다.

오재원 한양대 구리병원 소아과 교수는 "무엇보다 손발을 깨끗이 닦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