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 등 매출비중 50% 넘어서

피에스케이 디아이 주성엔지니어링 등 국내 대표적인 반도체장비 업체들이 올들어 대만 등 해외 수주 물량 증가에 힘입어 수출 매출이 내수를 앞지르는 '수출 중심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3개 업체는 지난 1·4분기 매출에서 수출이 내수를 초과한 데 이어 올해 전체 매출에서도 수출 비중이 50%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반도체 장비 국산화를 주도해온 이들 업체가 수년 전부터 국내에서 검증받은 제품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꾸준히 개척해온 노력이 최근 설비투자를 늘리고 있는 대만 시장을 중심으로 결실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업체의 선전이 국내 몇몇 반도체 제조사들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올리는 '내수 의존형'인 국내 반도체 장비업계의 글로벌화를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피에스케이(대표 박경수)는 반도체 전 공정 가운데 식각 공정에서 발생하는 감광액을 제거하는 장비인 '애셔'(Asher)를 1995년 국내 최초로 국산화했다.

현재 '애셔' 세계시장 점유율이 20%대 후반으로 미국 회사인 매슨 노벨러스 등과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01% 증가한 128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지난 1분기에 277억원의 수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01억원)에 비해 176% 성장한 것으로 매출 대비 수출 비중도 29.3%에서 57.3%로 껑충 뛰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난야 이노테라 등 대만 업체들에 제품을 신규 공급하고 파워칩 프로모스 등 기존 공급업체에 대한 수주물량도 증가했다"며 "대만 시장 점유율에서 경쟁사인 미국업체들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싱가포르나 중국 등에 대한 수출도 꾸준한데다 하반기부터 일본 시장 진출도 가시화된다"며 "올해 898억원의 수출을 올려 수출 비중이 지난해 36%에서 60%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도체검사장비인 '번인 테스터'를 만드는 디아이(대표 장일선)는 지난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69.7% 증가한 185억원의 수출을 올렸다.

수출비중도 41.3%에서 51%로 증가했다.

이 회사의 강찬 IR팀장은 "대만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등을 앞세워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수주를 많이 확보했기 때문"이라며 "올 하반기 매출로 잡히는 해외 공급 물량이 많기 때문에 올해 수출이 내수를 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 목표가 지난해보다 30.7% 늘어난 1183억원으로 이중 60%를 수출에서 올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 비중은 34%였다.

반도체 전 공정 핵심 장비인 증착장치의 국산화 선두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대표 황철주)은 최근 들어 차세대 증착장비인 원자형 증착장치(ALD)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에 유럽과 대만의 3개 반도체 소자업체들로부터 모두 195억원어치를 수주한 데 이어 이달 7일에는 대만 PSC사와 11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었다.

회사 관계자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매출 가운데 55.5%를 수출에서 올렸다"며 "최근 해외 공급 계약이 잇따르면서 지난해 42% 수준의 수출 비중이 올해는 63%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