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이 풍부하기로 유명한 웅진그룹이 론스타펀드로부터 중견 건설사인 극동건설의 지분 98.14%를 6600억원에 인수,사업다각화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극동건설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웅진그룹은 2005년 웅진건설을 설립,이미 건설업에 뛰어들었지만 매출규모가 작아 그동안 업계의 주목을 받지 못해왔다.

하지만 이번 극동건설 인수로 건설업계의 다크호스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3년 내 그룹 매출 4조 돌파

웅진그룹은 건설부문에 진출한 2005년 이후 지속적으로 중견 건설사들의 인수를 시도해 왔다.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대우건설의 인수전에도 참여한 바 있다.

때문에 이 회사는 건설사 M&A설이 나올 때마다 후보 '1순위'로 거론되곤 했다.

웅진그룹 기획조정실 관계자는 "웅진씽크빅을 위주로 한 교육사업군과 웅진코웨이를 주축으로 한 생활가전사업군,웅진식품이 주도하는 식품사업군 등 3개 사업군 만으로는 그룹의 덩치를 3조원 이상으로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왔다"며 "매출규모가 큰 건설사를 인수할 경우 2조원대에 머물고 있는 그룹 전체 매출을 2~3년 내 4조원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극동건설 인수와 관련,웅진그룹은 이달 말께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그룹 측은 웅진건설을 통해 건설업을 벌이고 있으나 규모가 작아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식 매매를 위한 대금 지급은 세부 조건 협의와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가 완료되는대로 이뤄질 예정이다.

◆"극동건설은 구조조정 마친 알짜기업"

웅진그룹이 여러 건설사 중 극동건설을 선택한 것은 '성장 잠재력이 뛰어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1998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극동건설은 론스타로 주인이 바뀌는 등의 과정을 겪었다.

현재 '구조조정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극동건설은 5200억원의 매출,36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며 현재 수주 잔고가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국가균형발전계획과 행정수도 이전 등으로 인해 토목건설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신도시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는 웅진그룹이 극동건설을 지원할 경우 도급 순위 4위였던 1970년대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그룹은 어떤 회사인가

학습지와 정수기판매회사로 잘 알려져 있는 웅진그룹은 1980년 그룹의 모태가 된 웅진씽크빅 창업 이후 사업영역을 넓혀 현재 △교육출판 △환경생활 △식·음료품 △레저·개발 △유통·서비스 △금융 등 6개 분야의 13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웅진그룹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3500억원으로 재계순위 52위이다.

웅진그룹은 극동건설 인수가 마무리되는 2008년 38위까지 재계 순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