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은 그룹의 새로운 화두인 '창조경영'을 사업 전반에 적용하는 데 다른 어떤 계열사보다 적극적이다.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내는 건설 및 상사 업무 특성상 창조경영만큼 적합한 경영방식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삼성물산은 창조경영을 뒷받침할 우수한 인재와 뛰어난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하는 데 전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건설부문

척박한 황무지였던 두바이가 세계 무역·투자의 중심지로 '창조'되는 데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한몫하고 있다.

두바이 창조경영의 상징인 '버즈 두바이'가 삼성의 손으로 건설되고 있어서다.

건물이 완공되는 2009년 세계 최고층 빌딩(160층 이상)으로 기록될 버즈 두바이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단순 시공이 아닌 전체 공사와 기술을 총괄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초고층 빌딩 시장에 발을 내디딘 건 199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과 일본의 건설회사들을 제치고 말레이시아의 KLCC빌딩(452m) 건설 공사를 따낸 것.삼성물산은 이를 시작으로 필리핀 최고층 빌딩인 PBCOM(55층),태국의 로열 차랑쿰(63층),말레이시아의 암팡타워(50층) 등을 잇따라 맡았고 대만의 타이베이101(101층) 빌딩에 대해선 마감공사를 수행했다.

삼성물산은 이 과정에서 3일에 1개층씩 골조공사를 진행하는 '층당 3일 공기'와 고강도 콘크리트 제조 및 압송기술 등 세계 최고 기술로 업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초고층빌딩을 짓기 위해선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이를 뒷받침할 기술이 필요하다"며 "스카이 브릿지 등 구조물을 마감한 상태에서 들어올려 시공하는 삼성의 기술은 이런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현재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17개 명품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최근에는 삼성물산이 맡은 버즈 두바이와 인천대교가 영국의 건설 전문 주간지 '컨스트럭션 뉴스'가 선정한 '경이로운 세계 10대 건설 프로젝트'에 뽑히기도 했다.

◆상사부문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최근 그룹의 화두인 창조경영에 발맞춰 '글로벌 가치 창조 기업'이란 중장기 비전을 마련하고,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사업구조를 '트레이딩'에서 '사업' 중심으로 전환하고,신재생에너지와 청정개발체제사업(CDM) 등 신사업에 적극 뛰어들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우선 현재 6 대 4 수준인 트레이딩과 직접 참여 사업의 비중을 2012년까지 5 대 5로 전환키로 하고,자원개발 및 직접 운영사업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기로 했다.

또 보안 교육 문화 환경 등을 미래 유망 사업분야로 꼽고 원천기술과 지식재산권 확보에 힘을 쏟기로 했다.

아울러 에너지·자원을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선정하고 석유·가스,금속·광물 등의 탐사 및 개발에서부터 운송 판매 제련에 이르는 유통분야로 사업을 넓혀가기로 했다.

특히 석유·가스의 경우 2012년까지 20개 광구를 확보,1일 지분원유 규모를 1만5000배럴까지 확대키로 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