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웬 밍 찌엣 베트남 국가주석(64)이 18일(현지시간) 뉴욕에 도착,역사적인 미국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베트남, 경제는 이제 美와 친구
1975년 베트남전 종전 후 베트남 국가원수가 미국을 방문하기는 응웬 주석이 처음이다.

응웬 주석은 특히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에 방미활동의 초점을 두고 있다.

이번 기회에 미국의 경제 협력을 확실히 이끌어냄으로써 잘나가는 베트남 경제에 날개를 달겠다는 의지가 일정 곳곳에 배어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2000년,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작년에 각각 베트남을 방문했다.

베트남은 그러나 미국의 경제 제재가 완전히 해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05년 판 반 카이 총리를 미국에 보냈을 뿐 국가주석의 답방을 미뤄왔었다.

따라서 응웬 주석의 방미는 미국과 베트남 간 완전한 관계 회복을 알리고 맹방 관계 구축을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응웬 주석은 100여명의 경제사절단을 대동했다.

첫 번째 방문지로 '자본주의의 심장'인 뉴욕을 선택했다.

5박6일의 방미 기간 중 3일을 뉴욕에 머물면서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를 진두지휘할 계획이다.

이날 뉴욕에 도착한 응웬 주석은 100여명의 기업인과 함께 뉴욕증권거래소를 방문해 미국 투자은행 경영진을 만나 베트남에 대한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AIG보험과 베트남 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하는 '베트남 금융·투자 포럼'에 참석해 100여명의 미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날 예정이다.

또 하노이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의 교류협정 조인식 및 베트남 개발은행과 씨티그룹 간 협정 조인식에도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베트남항공의 보잉사 구매 계약에도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경제는 이제 美와 친구
이어 제너럴일렉트릭(GE) 본사를 방문해 '자본주의 기업의 전형'을 직접 돌아볼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응웬 주석은 20일 워싱턴으로 이동한다.

22일엔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의 토대가 될 '무역 및 투자기본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베트남으로 돌아가는 23일엔 100만명의 베트남 교민이 거주하는 LA에 들러 교민들과 대화를 나눈다는 일정을 잡고 있다.

이 기간 중 베트남 기업인들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기업들과 다양한 협정을 맺게 된다.

에너지 정보기술(IT) 통신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중점적인 경협 관계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응웬 주석의 방미 활동에 걸림돌이 없는 건 아니다.

워싱턴에서는 베트남 내 인권문제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가 예정돼 있다.

고엽제 피해자에 대한 보상 요구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그렇지만 연 8%대 고성장을 유지하며 아시아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베트남의 응웬 주석은 미국 기업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거침없는 경제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미국은 베트남의 가장 큰 수출 시장이다.

두 나라 간 교역규모는 2001년 15억달러에서 작년엔 96억달러로 6배 이상 불어났다.

베트남에 진출한 미국 기업도 1000여개에 달한다.

기회의 땅인 베트남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투자 의지도 대단하다.

그런 만큼 응웬 주석의 방미는 상당한 경제 실리를 챙길 수 있을 것이란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