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하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한국은 가장 선진화된 미디어 산업을 갖고 있는 나라로서 세계의 새로운 미디어 산업 변화를 주도하는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 신작 저서인 '미래의 물결'에서 한국을 미래 주역인 11대 강국으로 꼽은 프랑스의 세계적인 미래학자이자 경제학자 자크 아탈리(64)가 한국을 찾았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 주최로 13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개막된 'KCTA 전시회 & 콘퍼런스 2007'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날 오후 '디지털시대,라이프 스타일 변화와 미디어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한 그는 "비물질적인 경제가 세상을 완전히 지배한다면 '정보'가 가장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보의 가치는 '희소성'에 의해 좌우되며 정보는 공유되는 성질을 가졌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는 것.다시 말해 물과 같은 물질적인 자원은 한 번 제공하면 사라지지만 정보는 공유만 될 뿐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는 얘기다.

"희소성을 극대화시켜 '정보경제'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보를 공유하는 대가로 돈을 내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케이블TV 산업 역시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대가를 지불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또한 케이블TV를 비롯해 다른 모든 산업들이 시대의 변화를 간과한 음악산업의 불행한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됩니다."

그는 "음악 업계에서는 불법 복제나 다운로드를 막아 산업을 지키려고 했지만 그 결과는 참담했다"고 지적했다.

시대의 변화를 거스를 수 없으며 이제 정상적으로 돈을 내고 음악 CD를 사는 사람은 거의 사라졌다는 것.강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탈리는 한국이 세계 11대 강국이 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삶의 질 향상,다양한 문화 흡수 등 세 가지를 꼽았다.

또 북한의 독재체제가 내부 붕괴될 가능성이 높지 않으므로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서는 협력체나 공동체를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제주=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