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연합(EU) 간에 추진 중인 자유무역협정(FTA)에서는 개성공단 생산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해야 합니다."

외환위기 이후 대한(對韓)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 온 프랑스의 세계적 건축자재업체인 라파즈그룹 한국법인(한국라파즈석고보드)의 올리비에 길뤼 사장(47)은 13일 "북한을 개방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세계 각국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개성공단의 경우 임금이 싸고 한국과 거리가 가까운 데다 언어 장벽이 없어 메리트가 있다"며 "최근 시장 조사 차원에서 이곳을 방문할 계획을 가졌다가 개인 사정으로 못 가 아쉽다"고 말했다.

한국법인 사장으로 부임한 지 9개월째로 주한 유럽상공회의소 건설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길뤼 사장은 "라파즈그룹은 북한 시장 진출과 투자 의향을 갖고 있다"며 "이르면 5년 내 북한에 영업사무소를 개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사무소를 여는 방식은 라파즈그룹이 1980년대 말 아시아 지역에 처음 진출할 때 썼던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라파즈그룹은 1998년 벽산과 동부한농화학의 석고보드 사업을 인수하면서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석고 보드는 건물 천장이나 내부 벽재 등에 사용되는 불연 및 단열성이 뛰어난 내장재.현재 여수 울산 당진에 3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시장점유율은 약 43%로 KCC(약 55%)에 이어 2위다.

길뤼 사장은 "한국 석고보드 시장의 성장성이 높아 최근 당진 공장에 2호 라인을 증설하는 투자를 했다"며 "내년 1월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 석고보드 생산 규모가 현재 연간 1억㎡에서 1억3500㎡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한국라파즈석고보드는 올해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난 154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