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에 자리잡은 SD(Skill Development) 센터를 찾았다.

이 곳은 한진중공업이 필리핀 수빅조선소에 투입될 현지 기능인력을 직접 양성하는 곳으로 '필리핀의 조선사관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흰색 단층 건물 안에 촘촘히 들어선 50개의 용접부스에선 100명의 필리핀 훈련생(사진)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용접기술을 배우고 있었다.

도크와 크레인 건설이 수빅 조선소의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작업이라면 기능공 양성은 조선소를 운용할 소프트웨어를 갖추는 과정이다.

회사 측에선 SD센터에 수빅 조선소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보고 기능공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지난해 7월 임시개관에 이어 올해 1월 정식으로 문을 연 SD센터의 주요 프로그램은 양성교육과 보수교육.양성교육은 용접, 도장, 배관 기술을 배우는 3개월 과정이다.

1개월 미만의 보수교육은 국제선급자격 취득, 자동용접반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임시 기수 660명, 1기 훈련생 600명 등 모두 1260명이 교육을 수료하고 수빅조선소 현장에 투입됐다.

교육을 받고 있는 2기 훈련생 600명은 오는 30일 교육을 끝내고 현장에 배치될 예정이다.

훈련 결과는 기대 이상이라는 게 회사측의 평가다.

1기 훈련생 중 98%가 한진중공업의 자체선급자격증 심사에 합격했으며 국제선급자격증 합격률도 85%에 달하고 있다.

자체선급자격증과 국제선급자격증 합격률이 각각 100%, 95% 이상인 국내와 비교하면 미흡한 수준이지만, '어떻게 현지인 그냥 채용해서 배를 만들 수 있냐'며 고개를 가로젓던 국내 조선업계의 우려를 불식시킬 만한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SD센터가 현지에 알려지면서 입소 경쟁률도 3 대 1에 달하고 있다.

주로 고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20대 젊은이들이 센터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합격한다고 졸업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박찬용 SD센터장은 "한 기수에서 약 10%가량이 탈락의 고배를 마신다"며 "한번 탈락한 사람들은 다시 뽑지 않기 때문에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빅(필리핀)=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