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베트남증시는 3개월째 조정을 받으면서 글로벌 상승장에서 비켜서 있다. 비나지수는 지난 3월12일 고점인 1170.67을 찍고 하락세로 전환했으며 이후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한때 심리적 마지노선인 1000포인트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베트남증시의 최근 조정을 단기 급등세에 따른 숨고르기로 분석하고 있다. 베트남증시는 지난해 8월2일 399.80을 기록한 이후 지금까지 366%나 급등했다. 세계적으로도 가장 빠른 성장세였다.

전문가들이 베트남 증시에 대해 여전히 낙관하고 있는 것은 베트남 경제가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기업이익의 증가세가 가파르고 내ㆍ외국인의 주식투자가 증가하면서 수급도 탄탄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베트남의 지난 1분기 GDP 성장률은 7.7%로 분기기준으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9%대의 성장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베트남은 2005년과 2006년에 GDP 성장률이 각각 8.4%,8.2%를 기록해 고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경제호황에 힘입어 베트남 상장사들의 이익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베트남 상장사들의 올해 1분기 순이익 규모는 지난해 전체 순이익의 40.9%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올해 이익증가율이 45.4%에 달할 것으로 현지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는 세계은행의 추정치보다 10%포인트 더 높은 것이다. 여기에 새롭게 민영화된 80여개의 기업들이 신규상장될 경우 베트남 상장사들의 이익증가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수급구조도 여전히 탄탄하다. 베트남의 주식거래 계좌수는 2005년 말 3만개에 불과했지만 지난 5월 말에 20만개를 돌파했다. 특히 올 들어 10만개의 계좌가 새로 만들어졌다. 외국인들의 자금유입도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사콤뱅크 등 8개 우량종목에 외국인지분한도가 꽉차서 외국인들의 순매수 기조가 주춤한 상태다. 그러나 하반기에 새로운 우량기업들의 상장이 예정돼 있어 외국인들의 투자도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베트남 주식시장의 관심사는 최대의 종합금융사인 바오비엣보험과 베트콤뱅크의 기업공개(IPO)다. 바이비엣보험은 자본금이 4000억원 규모로 상장 후 시가총액이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콤뱅크 역시 베트남 2위의 은행으로 외국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김승환 한국운용 베트남사무소장은 "새로운 국영기업이 증시에 상장되면 외국인들의 투자가 늘면서 주식시장도 급등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반기에도 우량기업의 IPO가 지속될 예정이어서 시장이 조만간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오재열 한국투자증권 중화시장분석팀장은 "베트남증시는 외국인의 투자가 증가하면서 꾸준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해 보면 올해 중에 1300포인트 정도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