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연동 소득세제'는 누진세제의 세율별 과표 구간을 물가 상승분만큼 자동적으로 매년 조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를 통해 근로자 소득세 부담이 줄어든다.

현재 소득세 과표 구간은 1000만원 이하(소득세율 8%),1000만~4000만원(17%),4000만~8000만원(26%),8000만원 이상(35%) 등으로 구분돼 있다.

물가가 10% 올랐다고 할 경우 물가연동 소득세제를 적용하면 각 세율 구간이 1100만원 이하,1100만~4400만원,4400만~8800만원,8800만원 이상으로 조정된다.

예를 들어 K씨가 연봉 3800만원을 받을 경우 지금은 1000만원까지는 소득세율 8%,1000만원부터 3800만원까지 2800만원에 대해서는 17%를 적용받는다.

연봉이 10% 올라 4180만원이 되면 소득세율 26%를 적용받는 구간(4000만~4180만원)이 생긴다.

하지만 물가연동 소득세제가 도입되면 소득세율 17%가 적용되는 과세구간이 1100만~4400만원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세율 17%가 그대로 적용된다.

이처럼 물가 상승분만큼 과표 구간이 늘어나 동일한 실질소득을 얻는 국민의 세 부담이 매년 일정하게 유지되는 장점이 있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각종 세금 감면 제도를 재량적으로 운영할 여지가 줄어든다.

현재 미국에서는 과표 구간별로 15~39%까지 다섯 가지 세율의 누진세제를 채택하고 있는데,매년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사용해 만든 생계비지수를 기준으로 과표 구간의 기준 금액을 매년 조정하고 있다.

캐나다는 2000년 이후 5개년 세금 감면 계획에 따라 미국과 동일한 방식으로 물가연동 소득세제를 시행하고 있다.

전승훈 국회예산정책처 분석관은 "정부가 조세정책을 재량적으로 운영하다 보면 어떤 해에는 세금 부담이 너무 많고,어떤 해에는 너무 많이 줄어드는 불확실성 문제가 생긴다"며 "물가 상승으로 늘어나는 세금 상승분만큼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제도 도입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