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논밭이 펼쳐져 있는 농촌 마을을 공략하기 위해 스쿠터를 이용한다.
100cc스쿠터에는 하나은행을 알리는 깃발이 꽂혀 있다.
스쿠터를 활용한 영업 덕분에 송 지점장은 2006년 1월 부임한 이후 1년 만에 점포자산을 800억원에서 2200억원 규모로 늘렸다.
그는 "인근 영업 지역이 대부분 논밭이어서 차량보다 스쿠터가 빠르고 안전한 데다 고객인 농민들에게 소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점까지 있다"고 말했다.
'은행 서비스는 이제 튀어야 통한다.'
은행 간 영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색 영업 방식으로 승부를 거는 은행 지점장들이 늘고 있다.
은행별로 상품과 서비스가 서로 비슷비슷한 만큼 튀는 영업 기법을 접목,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이다.
기업은행 용인동백지점의 임영지 지점장은 '스포츠 마케팅'을 영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전 농구 국가대표 출신이란 경력을 십분 활용,VIP 고객 자녀들을 대상으로 '농구 클리닉'을 운영한다.
프로농구 시즌이 끝나면 스타급 선수들을 불러 농구 강습은 물론 팬 사인회까지 여는 것이다.
지난해엔 서장훈 강혁 이규섭 선수 등 삼성 농구단의 스타 플레이어들이 농구 클리닉에 강사로 참여했다.
임 지점장은 "스타 선수들을 직접 만나 농구를 배울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며 "자녀들이 좋아하면 부모들은 자연스럽게 은행에 호감을 갖게 되고 영업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외환은행 선수촌WM(웰스매니지먼트) 센터는 작년 3월 개점하면서 점포 한 편에 스크린골프장을 설치했다.
국내·외 골프장 목록 중 하나를 선택하면 대형 스크린에 실제와 똑같은 가상의 필드가 펼쳐져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김명옥 센터장은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단지 특성상 중상층 이상 고객들이 주로 거주하기 때문에 골프에 관심을 갖고 골프연습장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입소문이 퍼져 주부들이 낮시간에 삼삼오오 무리지어 방문,스크린골프를 즐기기도 한다.
여성인 김 센터장은 이들 주부 고객과 라운딩을 즐기며 자연스럽게 상담을 진행,쏠쏠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신한PB 분당센터는 와인룸을 만들고 와인바를 설치했다.
이곳에서 고객들은 10여종의 와인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소믈리에를 초청해 와인강좌를 벌이기도 한다.
하상봉 센터장은 "은행 상담실은 자칫 금융 얘기만 나누는 딱딱하고 지루한 공간이 되기 쉽다"며 "와인이 상담 분위기를 원활하게 만드는 윤할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들려줬다.
금융계 관계자는 "제살 깎아 먹기식 금리 경쟁이 한계에 달한 만큼 이제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은행 영업전쟁의 양상이 바뀌고 있다"며 "특히 한 곳에 3~4개 은행 지점들이 밀집해 영업을 벌이기 때문에 '튀는 서비스'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